[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남북의 마라톤협상은 많은 것을 잃었고 얻었다. 대북전문가들을 비무장지대(DMZ) 지뢰폭발사고를 계기로 경계태세 미흡과 합의문에 지뢰도발에 대한 주체가 빠져 재발방지 약속이 부족한 것 아니냐는 지적을 하고 있다. 반면, 북한의 준전시상태 전술메뉴얼을 파악하고 이산가족상봉이라는 약속을 받아낸 것은 성과라고 평가했다.
군사전문가들은 이달 4일 비무장지대(DMZ) 지뢰폭발사고로 결국 경계태세 미흡에 DMZ가 뚫린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2012년 이른바 '노크 귀순'과 지난 6월 '대기 귀순'에 이어 속수무책으로 DMZ 경계망이 뚫려 국민들의 신뢰를 잃었다.
북한이 도발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는 평가도 대부분이다. 북측은 남북고위급접촉 결과문인 공동보도문에서 북측이 지뢰를 심어 직접 부상을 당하게 했다는 표현보다, '지뢰 폭발로 남측 군인들이 부상을 당한 것에 대해 유감을 표명한다'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북측의 적극적인 도발에 의한 것이라는 의미가 다소 희석될 수 있는 표현이 아니냐는 지적이 일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공동보도문에서 재발방지 약속을 담지 못한 것도 아쉬운 대목으로 지적된다. 북측의 지뢰도발에 대한 대응으로 우리 군이 대북 심리전 방송을 재개하자 북측이 DMZ 일대에서 포격도발을 한 것에 대한 언급도 담지 못했다.
얻은 점도 있다. 북한은 20일 6.25전쟁이후 여덟번째 준전시상태를 선포했다. 이어 북한은 공기부양정, 잠수함, 정예 특수부대 요원 등 핵심 3대 침투전력을 전방에 배치했다. 이를 놓고 군내부에서는 북한군의 지상ㆍ해상ㆍ공중ㆍ미사일 전력이 준전시상태의 매뉴얼대로 움직이는 것으로 분석돼 북한군의 준전시상태 매뉴얼을 파악하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하고 있다.
양낙규 기자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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