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박 4일간의 협상에서 북측은 우리 쪽에 "확성기 방송 중단"을, 우리는 "일련의 도발에 대한 사과 및 재발방지 약속"을 요구하며 팽팽히 맞섰다. 최종 합의문에 따르면 남측은 "비정상적인 사태가 발생하지 않는 한"이란 조건을 달아 확성기 방송을 25일 12시부로 중단하기로 했다.
합의문에 '재발방지' 약속이 빠진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우리측 협상대표인 김관진 국가안보실장은 "그것이 '비정상적인 사태'와 다 연결돼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과'를 '유감'으로 대체하고 '재발방지 약속'도 다소 우회적 방식으로 표명하는 것을 용인해줌으로써 북측이 한 발 물러설 명분과 공간을 제공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남과 북은 올해 추석을 계기로 이산가족 상봉을 진행하고 앞으로 계속해 나가기로 합의했으며 이를 위한 적십자 실무 접촉을 9월 초에 가지기로 했다. 또 다양한 분야에서의 민간교류를 활성화하기로 하자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
다만 이번 합의가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한 의미 있는 계기가 되기 위해선 5ㆍ24조치 해제나 금강산 관광재개, 비무장지대 평화공원 조성 등 보다 큰 그림을 논하는 협상 테이블로 논의를 발전시켜야 한다는 과제가 남아 있다.
남북은 이런 과제와 관련해 "다양한 분야에서의 민간교류를 활성화하기로 했다"는 표현으로 정리했으며, 김관진 실장은 "구체적인 사항에 대해서는 해당 기관, 또 담당하는 부서에서 구체적으로 발전시킬 사항이라고 생각한다. 그 기본틀을 이번에 마련했다고 이해하면 되겠다"고 설명했다.
신범수 기자 answ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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