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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와이]경영권? 난 관심없어…'마이웨이 2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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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정 소위

▲최민정 소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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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고형광 기자]재벌가 자제들 모두가 경영권 분쟁에 휘말리는 것은 아니다. 기득권을 포기하고 자신의 길을 묵묵히 걷는 이들도 적지 않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차녀 최민정 소위(해군)를 비롯해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의 장남 박서원 오리콤 부사장, 정몽윤 현대해상화재보험 회장의 장남인 정경선 루트임팩트 대표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저마다 사연은 다르지만 재벌가 자제로서 집안의 돈과 배경에 의존하기보다는 출생부터 남다른 기득권을 포기하고 자신만의 목표를 향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신선한 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해 11월 해군에 지원한 최민정 소위는 군면제가 일상화되다시피 한 재벌가에서 남성이 아닌 여성이 군 장교로 나섰다는 점에서 눈길을 끌었다. 그는 지원 이후 모든 훈련을 마치고 지난 4월 한국형 구축함인 충무공이순신함(4400t급)에 배치돼 함정의 핵심 직책인 작전관을 보좌하는 전투정보보좌관으로 근무 중이다. 그간 재벌가 여성들은 주로 그룹 내 중소 사업체를 물려받거나 갤러리 등을 운영하는 등의 마치 정해진 듯한 전례를 밟아왔기 때문에 최 소위의 선택은 재계 안팎에서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다. 특히 그는 모친인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반대를 무릅쓰고 해군에 자원했으며, 중국 베이징대 재학 중에도 아르바이트 등으로 생활비를 벌고 장학금으로 학비를 충당했을 정도로 자립심이 뛰어났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서원 오리콤 부사장

▲박서원 오리콤 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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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치 못한 행보를 걸어온 재벌가 자제 중에는 두산가(家) 4세인 박서원 오리콤 부사장도 빼놓을 수 없다. 박 부사장은 일찍이 경영 참여에는 뜻이 없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바 있다. 그는 2006년 대학생 5명이 창업해 국제 광고제를 휩쓸고 광고계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킨 빅앤트 인터내셔널의 대표로, 빅앤트는 설립 3년 만에 한국 최초로 국제 5대 광고제인 칸 국제 광고제, 뉴욕 페스티벌, 클리오 광고제, D&AD, 뉴욕 원쇼 석권과 3년 연속 수상을 기록하며 주목 받았다. 이후 지난해 10월엔 두산그룹의 계열사인 오리콤 크리에이티브 총괄 CCO로 자리를 옮겼다. 박 부사장은 학창시절 53명 중 50등을 할 정도로 소문난 문제아로 꼽혔으며, 정원 미달로 간신히 들어간 대학조차 퇴학 직전까지 갔다가 결국 미국으로 도피성 유학을 떠나기도 했다고 고백했다. 그러나 긴 방황 끝에 결국 산업디자인 분야에서 꿈을 찾게 됐고, 한국인 최초로 세계 5대 광고제를 휩쓴 광고계의 천재로 명성을 쌓고 있다.

기업 경영보다는 자선 활동에 더 큰 관심을 두는 재벌가 자제도 있다. 정몽윤 현대해상화재보험 회장의 장남인 정경선 루트임팩트 대표가 그 주인공이다. 정 대표는 고려대 재학 시절인 2008년 사회적 기업 동아리 '쿠스파(KUSPA)'를 설립해 휴먼라이브러리, 자선파티 사업 등을 벌였고, 대학 졸업 뒤에는 정주영 회장의 10주기를 맞아 범현대 가문이 사재를 출연해 설립한 아산나눔재단에서 1년여간 인턴으로 일하기도 했다. 그가 본격적으로 자선 사업에 뛰어든 건 2012년 루트임팩트라는 비영리 사단법인을 설립하면서부터다. 루트임팩트는 청년 사회혁신가를 발굴해 교육하고, 기업이나 투자자들과 연결해주는 지원기관이다. 정 대표는 혁신적인 사회적 기업가들을 배출하겠다는 꿈을 키우고 있다.

다만 모든 경영 활동이 그렇듯 재벌가 자제들의 색다른 행보가 늘 성공가도를 달리는 것만은 아니다. 되레 위기에 빠진 자녀를 위해 자금 메워주기에 나서면서 '공과 사'를 분별하지 못한다는 비난을 받는 경우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그러나 단 한 순간의 호기일지라도 아직까지 우리 사회에서 재벌인 부모 아래서 호의호식하는 삶을 버리고 자신만의 꿈을 좇는 재벌가 자녀의 삶은 보는 입장에서 신선하기 그지없다.


고형광 기자 kohk010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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