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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역관 두고 4자 대화' 외국인 재판 전성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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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재판 늘어나며 법정 풍경·법원 서비스도 변화
-일부 재판관 무성의 태도·통역관 실수에 불리한 재판받는 외국인들도

[아시아경제 김재연 기자]"쁘라브다(사실인가요)?"
서울 중앙지법 형사법정. 판사가 재판 관련 사항을 물어보자 통역관이 러시아어로 내용을 피고인에게 읽어주기 시작했다. 한국계 러시아인 피고는 러시아 선원들의 통장을 가지고 신종금융사기를 했다는 혐의로 재판을 받는 중이었다. 통역인을 메신저로 검사와 재판관ㆍ피의자 사이의 4자 대화가 이뤄졌다.

국내 거주 외국인이 200만명에 이르면서 외국인 재판이 그리 낯설지 않게 됐다. 외국인의 소송을 도와주는 통역관들도 많아지는 등 행정 서비스가 점차 강화되고 있다.
대법원에 따르면 지난 3년간 외국인 관련 형사 재판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외국인이 원고나 피고인 형사재판은 2012년 3249건에서 2013년 3564건, 2014년 3790건으로 매년 증가 추세다.

서울 가정법원에서는 외국인의 이혼 소송이 전체 이혼 소송의 30%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했다. 가정법원 관계자는 "베트남ㆍ필리핀 출신 등과 국제결혼이 늘어나고 있고 이혼 소송도 증가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외국인 재판이 늘어남에 따라 각 법원들은 전국에 통역이 가능한 통역관들을 두고 있다. 전국에 등록된 통역관 수는 1193명으로 서울중앙지법에만 211명의 통역관이 활동을 하고 있다.
대법원 관계자는 "소말리아 해적 재판에서는 부산외국어대에서 외교통상부에 통번역인을, 부산지방변호사회에 국선변호인을 추천 의뢰해 재판을 진행했다"며 "각급 법원은 사건의 유형ㆍ개수를 고려해 통역관을 지정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행정ㆍ가정 등 각 법원은 외국인 상담을 해주는 전용창구를 개설해 각정 절차를 돕고 있다. 서울가정법원에 따르면 2014년 4월부터 2015년 2월말까지 월 평균 106명이 필리핀ㆍ베트남 여성이 상담하는 전용 창구를 이용했다.

외형적으로 법원의 외국인 관련 서비스가 잘 이뤄지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외국인 재판에 대해서는 볼멘소리도 적지 않다. 특히 일선 통역관들은 법원 관계자들의 무성의한 자세가 바뀌어야만 외국인이 공정하게 재판받을 권리가 지켜질 것이라고 했다. 공소장을 재판 날짜에 임박해 통역관들에게 전달하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재판관과 검사들이 통역할 시간을 주지 않고 빠르게 발언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통역관들이 오역을 하거나 내용을 부실하게 전달해주는 경우도 있다. 이재경 서울중앙지법 통역관은 "면허취소를 면허정지라고 알려줘 외국인이 무면허 운전 혐의로 법정에 선 경우도 있었다"고 말했다.

임지봉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외국인은 내국인과 동등하게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가 있다"며 "약자보호 측면에서 관련 서비스를 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재연 기자 ukebid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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