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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 실패도 자산, 주홍글씨를 지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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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균 前 기보 이사장 "정부가 창업 재개 시스템 앞장서 만들어야"

김병균 서강대 경제대학원 겸임교수

김병균 서강대 경제대학원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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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구채은 기자] "한 번의 창업실패로 빨간줄 긋지 말아야죠. 이유있는 실패는 노하우 축적으로 인정해줘야 합니다."

김병균 서강대 경제대학원 겸임교수ㆍ전 기술신용보증기금 이사장(사진)의 말이다. 그는 "우리나라 벤처산업이 크기 위해선 창업에 실패한 사람을 '죄인'으로 보지 않고 관용해줘야 한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김병균 교수는 1970년대부터 경제기획원에서 공직생활을 시작해 1998년부터는 기술신용보증기금 이사장, 2000년에는 대한투자증권 대표이사를 지냈다. 거시경제와 금융ㆍ벤처산업계에 몸담으면서 느꼈던 한국경제의 여러 문제점을 개선하고자 최근엔 '긴급제안, 경제가 급하다'는 책도 펴냈다. 서강대 경제대학원에서 '벤처사업과 금융'이란 주제로 매주 90분씩 특강도 한다. 코스닥이 지난달 700포인트선을 7년만에 뚫었지만 김 교수는 아직 벤처붐을 논하기엔 멀었다고 했다.
"그동안 1세대ㆍ2세대 벤처가 큰 타격을 입으면서 '성공신화'가 수그러들었어요. 코스닥도 지금이야 700선이지만 2008년 300선까지 내려간 깊은 계곡을 경험했죠. 그 계곡 밑에서 얼마나 많은 벤처인들이 고전을 하고 부침을 겪었는지 생각을 해봐야 합니다."

여전히 벤처를 시작하는 데 불안감이 있는게 현실이다. 다시 벤처 붐을 일으키기 위해선 초기 3년 실패를 관용적으로 바라보는 문화가 필요하다. 그는 중국 벤처 시장이 가파르게 크고 있는 점도 언급했다. 중국에선 창업에 나선 젊은이들을 '창궈'라고 부르고, 칭화대 주변의 중관춘이나 선관 일대를 중심으로 창업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다. 우리나라도 중국에 추월당하지 않으려면 정부 차원의 창업생태계를 만드는 것이 절실하다고 했다. 김 교수는 창업을 원하는 은퇴자들을 모아 '조합'을 이루게 하고 해외진출이나 사업을 위한 발판을 정부가 만들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이들이 같이 모여 아이디어를 만들 수 있도록 해주고, 현장조사나 자료공급을 각 기관들이 도와줄 수 있도록하는 시스템을 정부가 만들어줘야 합니다. 국내에서 좀비기업을 지원하는 것과 비교해보면 이런 창업 기업들에게 1조를 밀어줬을 때 오히려 더 몇십조원이 돌아오게 할 수 있습니다."
김 교수는 우리사회의 정치와 경제가 약 20년의 시차가 있다고도 주장했다. 경제는 1960년대부터 발전해 55년의 시간이 흘렀지만 민주주의는 1987년부터 시작돼 28년밖에 흐르지 않았다는 것. "민주화가 늦어지면서 이해관계자들간의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의사결정을 하는 정치에서 마음이 합쳐지지 않다보니, 경제나 사회전반의 문제들이 해결되지 않고 있다"는 게 그의 진단이다. 정치와 경제의 틈을 줄이기 위한 해법으로 권위주의나 오만을 버리고 소통과 신뢰를 확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한국 경제가 갱생의 선택을 하려면 사회적 통합이 반드시 필요하다"면서 "이를 위해서는 대통령ㆍ국회ㆍ행정부ㆍ사법부ㆍ시민사회 모두가 고통을 감수하고 스스로를 반성하고 탈바꿈하는 변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구채은 기자 fakt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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