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소총탄알 생산하는 95호공장을 옮긴 이유

[아시아경제 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 북한이 자동소총 탄알을 생산하던 '95호 군수공장'을 이전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대신 그 자리에는 각종 박격포탄의 탄피를 전문으로 생산하는 '가림천공장'이 입주한 것으로 전해졌다. 가림천공장은 겨울철에도 북한의 양강도에서 유일하게 전력 공급이 정상으로 이뤄지는 공장이다.

미국의 자유아시아방송(RFA)은 29일(현지시간) 복수의 북한 양강도 소식통을 인용해 용천역 폭발사고 이후 '95호' 공장이 다른 곳으로 옮겨가고 그 자리에 가림천공장이 새로 들어섰다고 보도했다.

양강도 검산리 왕덕골에 자리 잡고 있던 95호공장은 삼지연정밀기계공장으로 알려져 있었으며, 북한에서 유일하게 자동보총(소총) 탄알을 만드는 공장이다.

이 공장은 김일성 일가만 이용하는 '1호역'인 왕덕역에서 불과 800여m 떨어져 있다.

2004년 4월 용천역 폭발사고 이후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95호 공장을 다른 곳으로 옮길 데 대해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곳에서 사고가 날 경우 주변 1호역까지 피해가 미쳐 자칫 자기 생명이 위태로워질 수 있기 때문으로 추정이 되고 있다.

다른 소식통은 "가림천공장의 정확한 명칭은 가림천정밀기계공장"이라면서 "정밀기계라는 명칭은 곧 군수공장을 의미한다"고 주장했다.

가림천공장은 혜산시 '5월8일 임업기계공장' 생필직장과 갑산광산 생필직장, 대봉광산 생필직장에 있던 박격포탄 작업반들을 하나로 합쳐서 2013년 공식적인 이름을 가지고 설립됐다고 그는 설명했다.

95호 공장과 달리 가림천공장은 박격포탄 껍데기만 생산하기 때문에 화약이나 폭발성 물질은 절대로 다루지 않는다는 것이다. 직원은 대략 600명 정도이고 매달 배급과 식용유를 특별히 공급되고 있다고 그는 강조했다.

소식통들은 2013년 설립 이후 가림천공장 노동자들은 매일 2교대로 하루 12시간씩 일하고 있으며, 생산되는 박격포탄 껍데기는 60밀리용과 82밀리, 120밀리로 다양하다고 전했다.

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 jacklondon@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