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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탁한 '중통령' 선거…선관위는 '나몰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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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자 명단 노출 문제 제기 묵살

[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300만 중소기업인을 대표해 '중소기업 대통령'으로 불리는 중소기업중앙회장 선거가 혼탁으로 치닫고 있다. 이를 감독해야 할 선관위는 우리 권한이 아니라며 손을 놓고 있어 눈총을 사고 있다.

박주봉 철강구조물조합 이사장은 지난 12일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 1층에서 기자들과 만나 "후보자가 본인을 추천한 자의 실명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하는 현 선거제도가 민주주의 선거의 비밀선거 원칙을 거스르고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비밀선거 원칙은 민주주의 4대 원칙 중 하나다. 하지만 중기중앙회는 오는 26일부터 30일까지 후보를 추천하는 과정에서 예비후보들이 자신을 추천한 이들의 실명을 선관위에서 열람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추천이라는 성격을 띠고 있지만 예비후보 7인 중 1명을 추천하는 것이라 사실상 1차 선거나 다름없다.
박 후보는 여러 차례 선거관리위원회에 문제점을 지적하고 예비후보들의 동의를 받아 문제 해결을 촉구했다. 하지만 선관위는 "후보 만장일치가 아니다"라며 이같은 요구를 묵살했다. 예비후보 중 3명이 반대의사를 밝혔다는 이유다. 후보들 사이에서는 '선관위가 제 할 일을 제대로 하지 않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한 예비후보는 "추천자의 명단이 노출되면 중기중앙회는 선거 후 갈기갈기 찢어질 수밖에 없게 된다"고 비판했다. 이날 혼탁해진 선거양상을 견디지 못하고 한 예비후보는 사퇴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중기중앙회는 경제5단체 중 유일하게 선관위에 임원선거를 위탁하고 있다. 다른 단체들은 모두 사단법인이지만 중기중앙회는 산하 조합에 대한 보호ㆍ육성 의무를 갖는 특별법인이기 때문이다. 2006년 중소기업협동조합법 개정으로 선관위에 선거를 위탁할 수 있는 근거규정이 생겼다. 2007년 최종후보가 5명에 달하는 등 후보가 난립, 부정선거 방지를 위해 공신력 있는 선관위에 선거를 위탁하기 시작했다. 현재와 같은 추천제가 생긴 것은 2011년이지만 당시에는 김기문 현 회장이 단일후보로 연임에 성공해 사실상 올해 선거에서 추천제가 처음 적용되는 것이다.

선거가 혼탁해지는 이유는 중기중앙회장직이 '노른자'라는 인식 때문이다. 부총리급 예우를 받는 것은 물론 중소기업 홈쇼핑인 홈앤쇼핑 이사회 의장도 겸한다. 대통령 해외 일정에도 동행한다. 박 대통령이 취임 직후 전경련보다 중기중앙회를 먼저 찾은 것은 물론, 여야 수장과 부총리, 장관들도 앞다퉈 중기중앙회를 찾아 애로사항을 청취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정부 들어 중앙회 위상이 과거보다 크게 높아졌다"면서 "선거가 혼탁해지면서 노른자 자리를 노리는 후보자들의 모럴헤저드만 드러내고 말았다"고 지적했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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