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한 기업의 수장들이 후계 구도를 고민하는 것은 전 세계적인 일이다. 미국 스탠퍼드대가 최근 미 경영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뒤를 물려줄 후계자 후보군이 있다고 답한 비율은 25%에 불과했다.
상장한 아시아 10대 IT 기업 중 절반 경우 최고영영자(CEO)들의 나이는 모두 60세 이상이다. 한국 삼성전자(이건희 회장·72세)와 일본 히타치(가와무라 다카시 회장·76세), 캐논(미타라이 후지오 회장·79세) 대만 폭스콘(궈타이밍 회장·64세),TSMC(모리스 창 회장·83세)이 여기에 해당된다. 비상장 기업으로는 중국 화웨이의 런정페이 회장(70세)도 있다.
반면 미국의 10대 IT 기업 CEO 중 60세 이상은 시스코의 존 챔버스 회장 한명 뿐이다. 미국 주요 실리콘밸리 기업들은 이미 한차례 이상 세대교체를 진행했다.
이는 바꿔 말해 젊은 인재들이 능력을 발휘할 기회가 적다는 뜻이 된다. 공개적인 경쟁을 통해 적극적으로 후계자를 물색하는 과정이 부족한 것도 이와 같은 아시아 기업들의 특수성 때문이라고 WSJ는 분석했다.
대만의 대표기업 TSMC와 PC제조사 에이서는 모두 창업자가 은퇴한 후 실적 부진이 심화되면서 다시 창업자들이 경영 현장에 복귀했다. 화웨이의 경우 2011년부터 후보군들이 팀을 짜 회장 자리를 맡은 순환 보직제를 운영중이다. 하지만 정확한 후계 구도는 아직 결정된 바 없다.
WSJ은 삼성의 경우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권을 물려받을 것이라는 데에는 이견이 없지만 이 승계과정이 제대로 될 지는 아직 확실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하버드 경영대학원의 윌리 시 교수는 "상명하복식 기업문화와 수장의 절대 권력 등이 아시아 대기업들의 성장 배경"이라면서 "한사람이 모든 결정을 내리는 상황에서 밑의 인재들은 경험을 쌓을 기회를 얻기 어렵다"고 말했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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