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한국은행 경제연구원이 펴낸 '통계를 이용한 북한 경제 이해'에 수록된 '북한 가격 및 환율 동향과 가격수준 국제비교(문성민 연구원·북한경제연구실장)'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의 가격은 '국정 가격'과 '시장 가격'으로 이원화 돼 있다. 사회주의 계획경제인 만큼 국정 가격은 계획 당국이 결정한다. 시장 가격은 시장에서의 수요와 공급에 의해 결정되는 가격이다.
보고서는 가장 대표적인 생필품인 쌀을 토대로 남북한의 물가 수준을 비교했다.
2012년 12월 기준 북한의 쌀값은 국정 가격으로는 21.6%, 시장 가격으로는 39.4%에 불과했다. 7.1조치로 곡물가가 상승했지만 북한의 소득수준이 워낙 낮고 남한의 쌀값이 국제 쌀 가격에 비해 높은 것이 주요 원인이다.
쌀을 포함해 여러 제품의 가격을 종합한 남북한 상대가격수준 지수를 보면, 남한 가격 대비 북한 국정 가격은 20.2%, 시장 가격은 26.9% 수준이라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문 연구원은 "북한 국정 가격이나 시장 가격 모두 남한과는 상당한 차이를 보였다"면서도 "정보 부족 등으로 북한 가격을 남한의 일정 수준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다만 그는 "쌀의 북한 시장 가격은 국제 곡물시장의 쌀 가격과 유사한 수준을 유지하면서 수급상황도 반영되고 있다"며 "북한이 시장경제 원리를 상당히 반영하고 있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장현 기자 inside@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