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의 경우 당내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정몽준 의원이, 김문수 경기도지사는 이미 불출마 의사를 밝힌 상황이다. 두 사람은 각종 발표되는 여론조사에서 가장 경쟁력이 있는 후보군이다. 선거결과에 가장 먼저 책임을 지는 홍문종 사무총장은 이들을 설득하려다 간극만 벌렸다. 홍 사무총장은 지난 5일 정 의원의 불출마를 "자신의 몸값을 올리려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김 지사에 대해서는 불출마를 기정사실화하며 그가 당으로 복귀해 당 대표 경선에 나선다 해도 당권을 쥐기 어렵다는 취지의 발언까지 했다.
이번 홍 사무총장 발언 논란은 일단 수면 아래로 잠복하는 분위기지만 당 주류의 '중진 차출론'은 더 확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표현에 문제가 있었다 하더라도 홍 사무총장의 '몸값' 발언에 공감하는 분위기는 적지 않다. 정 의원이 차기 대선까지 가기 위해선 당내 주류로 올라서야 하는데 이를 위해선 당심을 움직일 굵직한 이벤트가 필요하고 서울시장 출마가 가장 좋은 해법이란 이유에서다.
홍 사무총장이 정 의원에게 "차기 대권에 도전하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으려면 서울시장에 나와야 한다"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아직은 막연한 기대로 보이지만 결국 정 의원이 당의 러브콜을 받으면 출마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것도 이런 분석에 기초한다.
다만 친박 주류는 우선 여론조사를 통해 당 밖의 다양한 후보군의 경쟁력을 확인하며 이들과 거리를 두고 있다. 비주류인 이들이 당내 주류로 흡입될 경우 다음 총선의 공천권까지 행사할 당권을 내줄 수도 있다는 우려에서다.
또 이들이 출마로 돌아서더라도 단순 '추대' 형식보다는 '경선'이란 이벤트를 진행하길 바라는 눈치다. 유력 후보들 간 경선을 통한 흥행이 본선 경쟁력을 키울 수 있다는 명분 외에도 이들의 경쟁력을 확인해 향후 진행될 당권 및 대권 경쟁에 미리 대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새누리당은 이달 말 당을 지방선거체제로 전환하고 2월 초에는 예비후보를 모집할 계획이다. 당 주류와 비주류 간 힘겨루기도 격화될 것으로 보이고 이를 조정해야 할 당 지도부의 고민은 더 깊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최은석 기자 chami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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