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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위기]유환익 "산업 空洞化 조짐…떠나는 기업 돌려세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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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환익 전경련 산업본부장 특별기고

유환익 전국경제인연합회 산업본부장

유환익 전국경제인연합회 산업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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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임선태 기자]1997년 외환위기, 2003년 카드사태, 2008년 금융위기….

우리 경제는 약 5~6년 간격으로 중대한 경제위기 사태가 발생하고 있다. 비록 이것이 경기순환론에 근거한 이론적 예측은 아닐지라도, 2014년은 금융위기가 발생한 지 6년째라는 점에서 올해 우리경제에 대한 불안감을 쉽사리 떨칠 수 없다.
산업구조적 측면에서, 우리 경제에 위기가 발생할 조짐은 이미 나타나고 있다. 가장 우려되는 부문은 '산업 공동화(空洞化)' 가능성이다.

실제 우리나라에 대한 외국인직접투자(FDI)는 2000년대 들어 증가세가 정체되고 있는 반면, 국내 기업의 해외 직접투자는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2012년 기준 우리나라의 해외직접투자액은 236억3000만달러로, 외국인의 국내 직접투자액 50억달러의 네 배를 상회하고 있다.

주력 제조업의 경쟁력도 약화되고 있다. 미국경쟁력위원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제조업 경쟁력 순위는 2010년 세계 3위에서 2013년 5위로 하락했으며 2018년에는 6위로 또다시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세계 수출시장 점유율도 문제다.
수출시장 점유율은 2000년 2.5%에서 2011년 2.8%로 지난 11년간 불과 0.3%포인트 증가에 그쳤다. 중국이 동 기간 중 3.6%에서 9.3%로 2.6배 증가했음을 감안할 때 매우 부진한 실적이라 할 수 있다.

신산업 발굴이 정체되는 '산업의 저출산 현상'도 우려된다. 1980년 의류·신발 위주 수출품목에서 1990년 반도체·영상기기, 2000년 컴퓨터·자동차 등 매 10년을 주기로 변화하던 4대 주력 수출품목이 2000년 이래 정체되고 있다.

전자·조선·철강·건설 등 국내 주력산업의 내년도 업황전망도 밝지 않다. 전자산업은 최근 스마트기기의 선진국 보급률이 한계치에 근접하면서, 제품 수요 위축이 예상되고 있다. 조선산업 내 신성장동력으로 부각되고 있는 해양생산설비의 경우 비용상승 등의 요인으로 내년도 수주 감소가 전망되고 있다. 철강산업은 정부의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축소와 함께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 등으로 성장성 및 수익성 기반 약화가 예상되고, 건설산업 역시 내년 중소 건설업체의 워크아웃, 대형건설업체의 주택·해외부문 리스크 등으로 불확실성이 존재한다.

향후 우리경제의 위기가 '산업', 즉 실물부문에서 발생한다면, 과거 금융부문에서 비롯된 위기와 달리 우리 경제의 구조적 침하(沈下)라는 심각한 위기상황을 초래할 것으로 우려된다. 국회와 정부는 산업위기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정책적 방안을 시급히 강구할 필요가 있다.

우선 기업규제 개선 등을 통해 해외기업의 국내 유턴을 촉진하고, 국내기업의 자국 내 투자를 확대 유인함으로써 산업공동화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해야 한다. 국회에 계류된 외국인투자촉진법 등 투자관련 입법안도 조속히 처리돼야 한다.

둘째, '산업의 저출산' 방지를 위한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 건강한 창조생태계 구현, 연구개발(R&D) 지원 강화, 산업 간 융·복합 제도 개선 등에 대한 정책적 배려가 요구된다.

마지막으로 세부 업종별 타켓팅에 주력하는 미시적 산업정책이 필요하다. 건설산업 경기회복을 위한 민자참여 방식의 SOC 투자 확대, 의료관광 등 서비스산업 고도화를 위한 원격진료·조제 허용 및 유흥시설 없는 호텔의 학교주변 설립 허용, 조선업황 개선을 위한 선박제작금융 규모 확대, 경직적 여신관리체계 개선 등이 시급하다.



임선태 기자 neojwalk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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