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자 투각 칠보무늬 향로'는 받침과 몸통, 뚜껑과 토끼 세마리가 떠받치고 있는 형상은 균형감과 조형성을 이룬다. 특히 음각, 양각, 투각, 퇴화(堆花), 상감, 첩화 등 다양한 제작기법이 조화롭게 적용돼 있다. 향이 빠져나오는 뚜껑은 완벽하게 둥근 모양을, 향을 태우는 몸통은 여러 겹의 연꽃으로 감싸고 있다,
청자 향로는 고려 청자의 '비색'(翡色)''과 '상감'이라는 독특한 조형기법으로 세계 어느 곳에서도 유례를 찾아보기 어려울 만큼 뛰어난 예술성을 갖추고 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17일부터 내년 2월16일까지 1층 중근세관 테마전시실에서 '고려시대 향로'전을 연다. 전시유물은 청자사자장식향로(국보 제60호) 등 왕실과 불교의 대표적 향로 40점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고려시대 향로의 전통성과 국제성, 독자성을 두루 엿볼 수 있다. 고려의 향로는 다리가 셋 달린 것, 긴 손잡이가 달린 것, 벽걸이형, 둥근 받침이 달린 것 등 모양이 다양하고 소재도 금속과 자기가 함께 쓰였다. 향로 뚜껑에 기린, 사자, 원앙, 오리 등 동물 모양 장식을 얹고, 향로 몸통에는 아름다운 무늬나 범어를 새긴 게 특징이다.
고려시대 왕실은 의례와 일상생활에 향을 사용했다. 의례를 시작할 때는 반드시 향을 피웠다. 불교에서도 향을 부처님의 사자로 인식했다. 전시는 향과 향을 피울 때 쓰던 도구, 왕실 향로, 불교 향로 등으로 구성돼 있다. 불교향로는 향완을 비롯해 긴 손잡이가 달린 병향로, 걸어서 사용하는 현향로 등 종류가 다양하다.
또한 이번에 1168년 원주 법천사의 아미타법회에 사용했던 불교공양구를 최초로 전시한다. 대부분 청자로 만든 왕실 향로와 달리 절에서 쓰던 불교 향로는 형태가 좀더 다양하고 소재는 자기보다 금속이 많다.
왕실 향로는 북송의 영향을 받아 제작한 것부터 고려화한 작품까지 변화의 과정을 볼 수 있게 했다. 일상생활에 사용한 청자동물장식향로는 사자와 기린, 원앙과 오리 등 동물장식 이외에 귀룡과 어룡 등 고려인이 선호했던 것들을 볼 수 있다. 이와 별도로 전시에서는 왕실의례에 사용한 침향과 전단향, 용뇌향을 관람객이 직접 체험할 수 있다.
이규성 기자 peac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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