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르크 아스무센 ECB 집행위원이 독일 노동부 차관에 지명됐다는 소식을 전한 블룸버그 통신의 기사 제목이다. 아스무센은 15일(현지시간) 발표된 앙겔라 메르켈 3기 내각의 주요 인사 중 가장 주목받은 인물 중 하나였다.
아스무센은 1996년부터 2011년까지 독일 재무부에서 일했으며 특히 마지막 2008년부터는 재무차관을 지냈다. 아스무센은 ECB의 국채 매입 정책에 반대하다 물러난 위르켄 스타크 집행위원의 후임으로 지난해 1월 ECB 집행위원에 임명됐다.
아스무센은 그동안 ECB 집행위원으로서 독일보다는 ECB의 입장을 대변해왔고 이 때문에 옌스 바이트만 독일 중앙은행(분데스방크) 총재와 유로 정책에 대해 의견차를 보이기도 했다. 특히 지난 6월 독일 헌법재판소에서 펼쳐진 ECB의 전면적 통화거래(OMT) 정책에 대한 청문회에서는 친구 사이인 바이트만과 아스무센이 정면으로 충돌하기도 했다.
지난 9월 독일 총선 후 독일 사회민주당(사민당)이 기독민주당(기민당)과 연정 협상에서 재무장관 자리를 차지하게 되면 사민당이 아스무센에게 재무장관 자리를 맡길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기도 했다. 하지만 사민당이 재무장관 자리를 기민당에 양보하면서 현 볼프강 쇼이블레 재무장관은 메르켈 3기 행정부에서도 자리를 지키게 됐다.
아스무센은 사민당 내에서 온건파로 분류된다. 반면 그가 보좌해야 할 날레스 노동부 장관 지명자는 강경파로 분류된다. 날레스는 아스무센이 자신을 보좌할 차관으로 지명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며 아스무센이 경험과 헌신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개인적으로 아스무센의 부재가 아쉬울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아스무센이 지난 2년간 많은 어려움을 성공적으로 해결했으며 통화정책 수립에도 엄청난 도움을 줬다"고 말했다.
한편 독일은 공석이 된 ECB 집행위원 자리에 여성 인사를 추천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가장 최근에 ECB 집행위원이 된 인물은 지난해 11월에 지명된 프랑스의 이브 메르시 의원이다. 당시 ECB 집행위원이 모두 남자였기 때문에 유럽의회는 여성을 지명해야 한다고 압박했지만 끝내 여성 위원을 앉히지 못 했다.
이 때문에 여성인 자비네 라우텐슐래거 분데스방크 부총재가 아스무센의 후임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분데스방크 대변인은 답변을 거부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은 전했다. 엘케 쾨니그 독일 금융감독위원회 위원장과 클라우디아 부흐 할레경제연구소 소장도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데 모두 여성이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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