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중에서 자체적으로 움직이며 적의 함선이나 잠수함을 공격하는 유도무기 어뢰, 오늘날 해군이 보유한 무기 가운데 가장 치명적인 무기로 손꼽힌다. 어뢰는 다른 무기와 달리 탐지하기 힘들고, 피하거나 요격하기도 쉽지 않다. 특히 바다의 스텔스 병기인 잠수함에서 발사되는 어뢰는, 오늘날 수상전투함이 가장 두려워하는 무기이다.
▲내륙국가(?)에서 개발된 수중무기= 오늘날과 같은 어뢰가 등장한 것은 1860년대이다. 물론 어뢰는 이전부터 존재했지만, 지금의 어뢰와 달리 오히려 기뢰에 가까운 무기였다. 하지만 한 퇴역 육군 장교의 아이디어로 어뢰는 일대 변혁을 맞는다. 당시 오스트리아 헝가리 제국은 아드리아해로 영향력을 넓히고 있었다.
▲해전의 변혁을 불러오다= 화이트헤드 어뢰는 1869년 오스트리아 해군에 의해 제작되었고, 1892년에는 미 해군도 도입하게 된다. 이후 세계 각국 해군에 채용된 화이트헤드 어뢰는 개량에 개량을 거듭했고 추진기관, 자동조타, 심도유지, 작약, 신관, 유도방식 등에 큰 발전이 이루어진다. 제1차 세계대전 무렵에는 사정거리 6km 최대 35 노트의 속도를 가진 어뢰가 등장한다. 어뢰의 출현으로 해상전투도 변혁을 맞게 된다.
▲중(重) 어뢰와 경(輕) 어뢰= 제2차 세계대전을 거치면서 어뢰는 음향탐지장비인 소나를 장착하고 자체적으로 목표를 탐지하고 공격하는 유도무기로 발전되었다. 하지만 대함 미사일의 개발로 함대함 전투에서 어뢰를 사용하는 일은 점차 줄어들고 있다. 현재 어뢰는 기본적으로 중 어뢰와 경 어뢰로 구분된다.
중 어뢰의 경우 잠수함에서 사용하며 적 잠수함과 수상 전투함을 공격하는데 주로 사용된다. 경 어뢰와 달리 유선유도방식을 사용해 명중률을 대폭 향상시키고 있다. 최근에는 광섬유 유도 케이블을 사용해 어뢰와 잠수함간에 데이터 전송속도가 빨라졌고 사정거리도 향상되었다. 수상전투함과 해상초계기 그리고 해상작전헬기에서 주로 사용되는 경 어뢰는 적의 잠수함을 공격하는데 주로 사용된다.
▲국내 독자 개발된 백상어와 청상어= 우리나라는 중 어뢰와 경 어뢰를 독자 개발한 몇 안 되는 국가 중 하나이다. 지난 2003년 우리 해군에 실전 배치된 중 어뢰 백상어는, 지난 1990년부터 국방과학연구소 주도로 개발을 시작해 1998년 개발에 성공한다. 백상어는 중 어뢰로는 특이하게 무선유도방식을 사용한다.
일반적으로 중 어뢰를 유선유도방식을 사용하지만, 백상어는 적의 기만에 취약한 무선유도방식의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최신 디지털 분석기술을 적용했다. 최고속도 35노트로 다른 중 어뢰들에 비해 빠르지 않지만, 잠수함이 어뢰 공격 후 즉시 회피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경 어뢰 청상어는 지난 1995년 개발을 시작, 2004년 11월에 완료되었다. 천해작전능력은 물론 주변국의 핵잠수함에 대응할 수 있도록 최대 운용 심도 600m, 최고 45노트 이상의 속도를 갖고 있다. 청상어는 능동소나에 의해 유도되며 백상어와 같이 전지 추진식으로 작동된다. 이밖에 해군은 청상어를 변형시킨 한국형 장거리 대잠 어뢰 홍상어도 운용 중에 있다.
▲수중 미사일 "초공동 어뢰"= 오늘날 어뢰는 치명적으로 변신하고 있다. 전투함의 항적을 추적해 공격하는 항적 추적 어뢰는, 적 전투함이 항해 중에 발생시키는 미세기포를 고주파로 탐지하여 추적 공격한다. 일반적으로 소나를 이용해 적함을 공격하는 어뢰는 각종 기만 수단에 쉽게 무력화 될 수 있다.
그러나 항적 추적 어뢰는 이러한 기만 수단을 무시하고 적 전투함을 공격할 수 있다. 이밖에 러시아에서 개발된 초공동 어뢰는 수중 로켓으로 불릴 만큼 빠른 속도를 자랑한다. 초 공동 어뢰는 초 공동 현상을 이용한 것으로, 기포를 이용해 어뢰를 전부 덮어 수중 저항을 최소화 시켜 빠른 속도를 자랑한다.
특히 구 소련은 1970년대 말 최대 시속 380km의 속도를 가진 쉬크발 초 공동 어뢰를 개발하는데 성공했고, 이후 러시아는 독자적으로 유도가 가능한 초 공동 어뢰를 개발 중에 있다. 이밖에 이란은 후크라는 초 공동 어뢰를 개발했으며, 독일은 최대 시속 800km를 자랑하는 바라쿠다 초 공동 어뢰를 개발 중에 있다.
김대영 한국국방안보포럼(KODEF)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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