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경매정보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서울 용산지역 물건 중 경매장으로 나온 지분쪼개기 물건은 2010년 5건에서 지난해 20건으로 급증한 데 이어 사업이 최종 무산된 올해는 무려 36건이나 나왔다. 3년 동안 7배 이상 급증한 것이다.
단군 이래 최대 개발사업이라 불리던 용산 역세권개발을 계기로 용산지역 곳곳에서는 재개발 열풍이 불었다. 특히 개발 예정부지를 비롯해 인근 남영동, 서계동, 용산동, 청파동, 후암동 일대에서도 2006년부터 2008년 금융위기 전까지 지분쪼개기가 집중적으로 이뤄졌다.
하지만 용산개발이 부동산 경기 침체 등으로 장기간 표류하면서 경매로 내몰린 지분쪼개기 물건들의 낙찰가율은 하락세를 걸었다. 2010년 92.7%에 달했던 낙찰가율은 2011년 71.6%, 2012년 66.7%까지 떨어졌다. 올해는 이보다 더욱 낮은 56.6%로 내려앉았다. 과거 용산개발 프리미엄은 자취를 감췄고 10~15㎡의 적은 지분으로 된 지분쪼개기 물건은 투자가치가 없어지면서 낙찰가율이 반토막 났다.
위반건축물로 분류되면 구청에서 이행강제금이 부과된다. 이들 물건에는 이행강제금을 내지 않아 용산구청에서 압류한 내역이 적게는 1~2건에서 많게는 10건에 이르기고 있다.
강은 지지옥션 팀장은 "지분쪼개기 물건은 재개발이라는 환상이 만들어낸 결과"라면서 "그 환상이 깨진 지금 금융권 부실, 위반건축물, 임차인 문제, 주차시설 부족 등 여러가지 문제를 낳았다"고 말했다. 이어 "경매 입찰시 낙찰가는 냉정한 현재가치에 근거해 이행강제금이나 원상복구 비용 등 추가처리비용 등을 감안해 입찰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이민찬 기자 leem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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