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나노박막의 측정을 가능하게 해준 아이디어는 놀랍게도 '소금쟁이'로부터 착안됐다. 연구팀은 소금쟁이가 물의 표면 위를 자유롭게 떠다니는 것을 보고 금나노박막을 물 표면에 띄우면 기계적 물성을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 도달했다. 이 기술은 다양한 종류의 나노박막 뿐만 아니라 두께가 수 나노미터에 이르는 박막의 기계적 물성까지도 측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일본의 신칸센 고속전철 탄생배경에도 역시 숨겨진 자연모사 기술이 있다. 고속전철을 개발할 당시 일본의 JR사는 전철의 둥근 앞부분이 터널을 빠져 나갈 때 변하는 공기 압력으로 음속 폭음이 발생하는 현상을 해결하려 골머리를 앓았다. 하지만 의외의 곳에서 해결방법을 찾을 수 있었다. 바로 물총새가 밀도가 다른 공기층에서 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물방울이 잘 튀기지 않는 점에 주목했다. 이를 적용해 앞부분의 디자인이 변경된 고속전철은 소음이 대폭 줄었으며, 15% 적은 전기로 10% 더 빨리 달릴 수 있게 됐다.
지저분하다는 것 때문에 환영받지 못하는 거미줄도 과학자의 예리한 눈을 통해 보면 놀라운 매커니즘을 가지고 있다. 거미줄을 자세히 살펴보면 소호장선사와 대호장선사, 편장선사로 나눠지는데 첫번째는 거미집 건설 재료로, 두번째는 거미줄을 칠 때 뼈대과 이동을 위한 안전선을 만드는 역할을, 마지막으로 편장선사는 포획사로 거미집이 충격을 흡수하고 포획된 먹잇감을 잡아두는 역할을 한다. 각기 다른 모양의 거미줄은 장력 또한 다른데 실험 결과 대호장선사가 가장 튼튼하고, 편장선사는 원래 길이보다 두 배나 늘어날 수 있는 특성이 있었다. 거미줄은 현재 나일론, 실크, 울 등 다양한 섬유재료에 응용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현재 지식경제부, 교육과학기술부, 농립수산식품부 등 각 부처별로 자연보사기술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자연을 모사한 기술은 무한한 개발 높은 부가가치가 창출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노미란 기자 asiaro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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