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셰일에 240억달러 베팅한 게 가장 큰 후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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쉘은 미국이 셰일오일과 가스를 개발해 막대한 수익을 내자 북미 지역 셰일자산 획득에 무려 240억달러를 쏟아부었지만 결과는 신통하지 않았다. 북미 사업이 수익을 내지 못하자 지난 8월에는 북미 셰일 포트폴리오에서 21억달러의 자본잠식이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보서 CEO는 “비전통 원유가 꼭 계획대로 결과를 내는 것은 아니다”라고 털어놨다.
스위스 토박이인 보서는 스위스 취리히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하고 1982년 쉘에 입사했다. 그는 이후 스위스와 영국, 아르헨티나. 칠레 등지를 돌며 석유생산부문 최고재무책임자(CFO)를 포함해 요직을 거쳤다.
그는 2002년 ABB그룹 CFO로 잠시 외도했으나 2004년 매장량을 허위로 발표한 추문 이후 쉘을 안정시키기 위해 구성된 경영진의 CFO로 복귀했다가 2009년7월부터 CEO직을 수행하면서 ‘석유산업계의 병자’로 불릴 정도로 복잡한 조직을 일신하고 190억달러가 투입된 가스액화사업을 포함해 쉘 역사상 최대 규모의 사업을 수행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또 세계 최초의 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시설을 추진해 쉘이 석유산업 혁신의 선구자라는 지위를 공고히 했다.
그렇지만 뒤늦게 한 미국 셰일 부문 투자는 패착이었다. 일부 투자자는 자산매입에 과다지급했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미국의 가스값을 10년 사이 최저 수준으로 떨어뜨린 공급 붐이 일어났을 때 쉘의 순익이 타격을 입은 것은 두 말 할 나위도 없었다.
급기야 쉘은 지난달 텍사스주 이글포드 유전지대의 셰일자산을 매물로 내놓아야 했다.
보서는 이에 대해 “가스가격 하락에 직면에 셰일에서 속도를 늦추기로 한 전략적 결정 탓에 북미업트림(원유생산) 부문은 적자를 냈다”면서 “30억달러의 자산 상각을 보전할 매출이 없으니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고 털어놨다.
셰일 탐사도 실망스럽기는 마찬 가지였다. 그는 “우리는 높은 비율의 생산과 쉘 같은 회사다운 규모의 확장을 예상했다”면서 실망스런 탐사결과가 나왔다고 덧붙였다.
그는 “쉘의 미국내 비전통 석유와 가스 사업은 2년,3년,4년의 조정이 필요한 신생 전략 사업이었다”고 평가하고 “미국의 타이트오일(셰일오일) 생산이 예상처럼 늘어난다면 장차 쉘이 좀 더 합리적인 수익을 내고 현금을 보유하는 걸 도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의 셰일 혁명에 대한 미사여구도 다른 나라로 수출되고 있는데 이 또한 과장 됐다는 게 보서의 생각이다.그는 “전세계는 현재 초기 탐사단계이며, 음의 깜짝 수익률을 기록할 수 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쉘이 22개의 유정을 뚫은 중국이 셰일가스 유망국으로 지목하면서도 비용이 미국보다 높다고 경고했다.
보서는 50억달러를 투입하고도 단 한 개의 유정도 완료하지 못한 알래스카 연안 탐사의 문제점도 솔직히 인정했다. 보서는 “원유 유출을 방지할 오염물질 차단돔(containment dome)이 지난해 시험 기간 중 훼손됐다’면서 “그게 저 개인에게는 가장 실망스러운 부분”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사고 때문에 쉘은 시추계획을 연기했다”면서 “회사가 내년이나 후내년 다시 알래스카해로 돌아갈지는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그래도 그의 마음은 조금은 가볍다. 지난 4년 동안 열심히 일한 덕분에 석유업계의 기술 선도자라는 쉘의 명성을 재확인하고 현금을 창출하는 큰 대규모 프로젝트를 보유한데다 현금흐름이 2009년 215억달러에 460억달러로 두 배 이상 늘어났기 때문이다.
게다가 쉘이 최대 규모 투자기업이라는 위상을 투자자들에게 각인시켰다. 프랑스 토탈이 지난 7월 올해가 투자의 정점이라고 밝힌 것과 달리 쉘은 2012년부터 2015년까지 총 1360억달러를 투자할 계획으로 있다. 이는 그 전 4년 동안의 투자금액보다 20% 정도나 많은 것이다.
쉘은 유가가 배럴당 20달러 수준으로 떨어졌을 때 투자를 않고 주요 기술을 외주에 맡긴 결과 회사가 성장을 거뒀고 급기야 매장량 분식회계 사건이 벌어졌다.
그는 “쉘은 과거 과오에서 교훈을 배워 경기 전 주기에 투자를 하고 있다”면서 “10년을 내다보는 안목을 갖는 게 나와 이사회의 직무”라고 강조했다.
보서는 “우리 회사는 올해와 내년부터 총 17개의 신규 프로젝트를 개시한다”면서 “과거 10년의 전략적 과오를 수정하는 데 10년이 걸린다”고 덧붙였다.
홀가분한 마음으로 회사를 떠날 보서는 내년에는 부인과 알래스카와 남극대륙, 호주와 뉴질랜드, 아프리카를 여행한 다음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여행도 할 계획이다.좋아하는 스키와 하이킹, 다이빙도 할 생각이다. 2011년 연봉이 520만달러나 돼 돈 걱정은 하지 않는 그다.
그렇다고 해서 그가 시간을 허비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그는 스위스 제약회사 로슈의 이사인데다 직장 내 여성 권익증진을 위한 비영리 단체인 캐털리스트의 회장이다. 그는 여기에 더해 비상임 이사직을 두어 개를 더 갖고 청년 고용문제 해결책을 제시하는 싱크탱크의 시간제 고문으로도 뛸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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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준 기자 jacklon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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