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진희정 기자]“요새 '미스터리 쇼핑(mystery shopping·암행점검)'이 뜨면 정신없습니다. 원래 조금만 빈틈을 보여도 점수 깎이는데…. 동양증권 사태가 터지면서 더 심해진 것 같아요. 지점장부터 본부장까지 다들 신경이 곤두서있습니다.”
최근 증권사들이 자체 미스터리 쇼핑을 늘리고 있다. 동양증권 사태로 불똥이 튀는 불상사를 막자는 취지에서다. 미스터리 쇼핑이란 원래 금융감독원 모니터링 요원이 고객으로 가장하고 금융회사를 방문해 판매 과정을 점검하는 것을 말한다.
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각 증권사들은 사내방송과 이메일 등을 통해 불완전판매의 위험성에 대해 적극 알리고 있다. 그동안 자체 점검을 실시해왔지만 동양 사태 이후 그 빈도를 더하고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또 우리투자증권은 3인이 1조가 돼 고위험상품, 고객정보보호, 제도변경 등에 대해 기획점검을 실시 중이다.
대신증권은 최근 금융소비자보호팀을 신설했다. 채권이나 주가연계증권(ELS) 불완전판매를 예방하기 위해 '채권투자확인서', 'ELS 체크리스트'를 만들어 투자자들에게 동의를 구하고 있다.
현대증권의 경우 분기별로 불완전판매 예방 교육과 미스터리 쇼핑을 실시하고 있다. 점검 이후 80점 미만의 평가가 나오는 직원에 대해선 재교육이 진행된다.
이 외에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신한금융투자 등은 내부 임직원이 미스터리 쇼핑을 할 경우 얼굴이 알려져 실효성에 의문이 있는 점을 고려해 외부 업체에 용역을 주고 있다.
시민단체 한 관계자는 “증권사들은 임시방편의 대책보다는 투자자가 이해하고 가입할 수 있도록 판매자에 대한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진희정 기자 hj_j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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