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종길 기자]아직 순위는 떨어지지 않았다. 하지만 ‘공동’이란 단어가 앞에 붙었다. 추락을 거듭하는 7위 KIA의 현 주소다.
선수단은 24일 광주구장에서 열린 롯데와의 홈경기에서 2대 8 역전패를 당했다. 1회 이범호의 희생플라이로 선취점을 뽑고도 추가 점수를 올리지 못해 발목을 잡혔다. 추가 득점은 1대 6으로 승기를 놓친 7회가 돼서야 냈다. 이범호의 적시 2루타로 겨우 1점을 더했다.
힘을 잃은 건 마운드도 다르지 않았다. 선발투수로 나선 박경태는 제 몫을 했다. 4회까지 안타 2개만을 내주며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문제는 5회. 선두 황재균을 비롯해 장성호, 김사훈, 신본기, 이승화, 정훈 등 무려 여섯 타자에게 연속 안타를 허용했다. 거듭된 통타에도 선동열 KIA 감독은 투수를 교체하지 않았다. 박경태 스스로 부담을 극복하게 했다. 결국 KIA는 1점을 더 헌납해 5회에만 6점을 내주고 맥없이 다음 공격을 준비했다. 사실상 승부가 기울어진 뒤였다.
그렇게 당한 6연패에 정규시즌 승률(41%)은 이날 경기가 없던 NC와 동률이 됐다. 48승2무69패로 공동 7위다. 어느덧 8위 추락을 걱정해야할 처지에 놓였다. 시즌 초만 해도 상상할 수 없던 위치다. KIA는 4월을 단독 선두(14승1무6패)로 마쳤다. 그러나 5월 순위는 3위(23승1무20패)로 내려앉았고, 6월 5위(33승2무29패)로 추락했다. 7월 순위는 한 계단 더 떨어졌다. 38승2무38패로 6위였다.
이때만 해도 반등의 희망은 있었다. 50% 이상의 승률을 유지한데다 부상선수들이 속속 복귀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KIA 팬들의 바람은 허무하게 날아갔다. 선수단은 이날 포함 후반기에만 37패(12승)를 당했다. 또 한 번 부상 폭풍 등에 휩쓸려 표류하고 말았다.
신생팀 NC에게마저 밀릴 경우 자존심에 큰 상처는 불가피하다. 물론 가을야구가 물 건너간 이상 7위와 8위는 큰 의미가 없다. 오히려 8위를 한다면 내년 신인드래프트에서 선택의 폭을 조금이나마 넓힐 수 있다. 하지만 여기서 큰 소득을 기대하긴 어렵다. 신생 구단 KT에 우선지명 권한이 있는데다 최근 1차 연고지명 제도가 부활한 까닭이다. 남은 9경기에 걸린 마지막 자존심과 맞바꾸기에 그 가치는 턱없이 부족해 보인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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