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전슬기 기자]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이 국회 자격심사를 통해 의원직을 박탈당하거나 제명될 경우 이를 승계할 후보가 간첩 혐의로 복역한 전력이 있는 강종헌씨로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다. 강씨는 정치원 일각에서 '원조 이석기'로 불리는 인물이다.
통진당은 지난 19대 총선때 20명의 비례대표를 제출했다. 1번이 윤금순 전 민주노동당 최고의원이었으며 2번과 3번이 현재의 이석기 의원과 김재연 의원이다. 이때 통진당은 6명의 비례대표가 당선이 됐는데 이후 부정선거 의혹이 제기돼 1번이었던 윤 의원은 사퇴했고, 김제남 의원 등이 이를 문제삼아 탈당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이에 현재 이석기 의원 제명 시 의원직을 승계받을 비례대표는 18번 강종헌 한국문제연구소 대표가 유일하다.
하지만 강씨는 2009년 '진실ㆍ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위원회'에서 재심 권고 판정을 받고 2010년 이 혐의에 대해 재심을 청구했다. 이에 서울고법은 지난 1월 강씨의 간첩혐의에 무죄를 선고했다. 검찰은 즉각 상고했고, 사건은 대법원에 계류 중이다.
강씨는 복역 후에도 재일한국민주통일연합의 조국통일위원장, 조국통일범민족연합(범민련) 해외본부 공동사무국 차장 등으로 활동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무죄 판결로 '간첩 혐의'를 벗은 상태지만 여전히 강씨의 정체성에 대해선 종북으로 바라보는 시선이 많은 이유다.
또한 강씨와 함께 수감생활을 했던 부산 미문화원 방화 사건 주도자 김현장씨는 "강종헌은 진짜 북에 갔다 온 간첩"이라며 "강씨가 북한 노동당 지도위원이며 학창시절 북한에서 밀봉교육을 받은 사실을 수감 중 본인에게서 직접 들었다"고 증언하기도 했다.
통진당은 강씨의 의원직 승계에 대해서 아직까진 말을 아끼고 있다. 홍성규 통진당 대변인은 지난 6일 브리핑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재일동포로 일본 내 민주화운동을 했기 때문에 상징적으로 (강종헌씨가) 18번에 배치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홍 대변인은 강씨의 현재 거취와 관련해선 "어디 계신지 확인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전슬기 기자 sgju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