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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GS, M&A 놓고 '옛 가족의 혈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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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유인호 기자]한때 한 가족이었던 LG그룹과 GS그룹이 인수합병(M&A) 시장에서 한 치 양보 없는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올 하반기 국내 M&A 시장 최대어로 평가되는 웅진케미칼과 STX에너지 인수전에서 LG와 GS가 양자 대결 구도를 보이고 있다.
양 그룹 간의 신사협정 기한이 지난 가운데 사실상 첫 번째 '빅딜' 승부에서 누가 승자가 될지 재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구본무 LG그룹 회장과 허창수 GS그룹 회장은 2004년 7월1일 기업분할 당시 '앞으로 5년간 서로의 주력사업에 진출하지 않는다'는 일종의 불가침협정이자 신사협정을 맺은 바 있다. 신사협정은 2009년 7월1일자로 만료됐다. 이후에도 양 그룹은 상호존중 정신은 유지되고 있다고 강조해왔다.

하지만 이번 인수전만큼은 다르다. 특히 오는 10일 예정된 웅진케미칼의 본입찰을 앞두고는 긴장감마저 고조되고 있다. LG는 핵심 계열사인 LG화학을 통해 인수전에 참여 중인데, 기존 전기배터리 사업 외에 웅진케미칼의 화학섬유와 수처리(필터) 사업에 매력을 느끼고 있다. LG화학은 인수경쟁자인 롯데케미칼보다 GS그룹 참여에 신경을 더 곤두세우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GS는 LG보다 웅진케미칼 인수에 더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GS에너지의 정유사업(GS칼텍스) 의존도를 줄이고 사업 다각화를 위해 웅진케미칼 인수에 적극적이라는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인수 의지는 지난해 1월 ㈜GS에서 분할돼 설립된 중간지주사 GS에너지가 강할 것"이라며 "GS칼텍스에 대한 그룹 의존도를 줄여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꾀하고 있는 GS그룹으로서는 M&A가 최우선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카드"라고 말했다.
웅진케미칼의 섬유사업은 국내 생산능력 3위 규모의 원사·원면·직물을 비롯해 소방복 등에 사용되는 슈퍼섬유(메타계 아라미드)도 생산한다. 또한 LCD 백라이트유닛용 확산판 등 디스플레이 소재도 만들고 있다. 수처리 사업은 해수담수화, 초순수제조, 폐수재활용 등에 사용되는 역삼투필터와 마이크로필터 기술력이 우수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LG와 GS는 LG상사와 GS에너지를 통해 STX에너지 매각 프로젝트에도 뛰어들었다. 양 사는 매각 주관사인 크레디트스위스(CS)로부터 지난달 초 본입찰 참여 자격을 얻었다.

해외 석탄자원개발에 투자를 활성화하고 있는 LG상사는 STX에너지의 발전사업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를 위해 LG상사는 KB투자증권·KB국민은행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입찰에 참여할 방침이다. LG상사의 현금성 자산이 지난 상반기 기준 4600억원 정도에 불과해 경쟁사들과 경쟁을 위해 재무여력을 확보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GS에너지도 사업 다각화와 새로운 수익 창출을 위해 STX에너지 인수에 의욕을 보이고 있다. 시장에서는 GS에너지가 STX에너지를 인수할 경우 기존 정유사업에 발전사업까지 더해져 시너지 효과가 클 것으로 보고 있다.

대규모 M&A 시장에서 양 그룹이 경쟁한 것은 사실상 이번이 처음이다. 2011년 8월 수처리 운영 전문업체 대우엔텍 인수전에 양 사가 참여했으나 당시 거래 규모가 600억원대 '스몰 딜'이어서 의미를 두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당시 LG전자는 GS건설을 따돌리고 대우엔텍을 인수했다.

업계 관계자는 "LG와 GS가 과거 같은 그룹 일원으로서 사업 영역에서 충돌을 피했으나 이번 기업인수전에서는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다"며 "양 그룹의 포트폴리오를 볼 때 사업 다각화를 위한 새로운 사업 진출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유인호 기자 sinryu00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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