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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대통령 훈장받은 '고졸채용'의 몰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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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올해 초 강만수 전 산은지주 회장은 민간인에게 주는 가장 높은 등급의 훈장인 국민훈장 무궁화장을 받았다. 마이스터고 도입과 고졸채용 확대 등 취업문화 개선에 크게 개선했다는 이유에서다.

이같은 '훈장'은 강 전 회장 개인의 공로를 치하하는 의미도 있었지만, 금융권 전반의 고졸채용 분위기를 격려하는 뜻도 있었다. 채용확대로 사내비중이 커지면서 고졸 행원들 자신도 고무됐던 게 사실이다. 산은의 소매금융 상품이던 '다이렉트 뱅킹'으로 활약을 펼친 고졸 행원들의 이야기는 서울대 MBA과정에서 마케팅 우수사례로 소개되기도 했다.
그러나 정권이 바뀌면서 훈장을 받을 정도로 높이 평가됐던 산은의 고졸채용 상황은 역전됐다. 고졸 채용 자체가 없었던 일이 되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는 것. 사연은 이렇다.

우선 올들어 금융권에서는 채용 규모를 줄이려는 움직임이 일었다.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비용을 줄이려는 노력의 일환이었다. 고졸채용에 앞장서던 산은 역시 신규채용을 큰 폭 줄이겠다는 계획을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그 첫번째 타깃은 고졸 행원들이다. 소매금융을 축소해야 하는 마당에 소매금융 확대를 위해 뽑았던 고졸행원을 더이상 채용할 이유가 없어진 것이다. 한해 80명 가량 신입생을 받았던 KDB금융대학 역시 정원을 절반으로 줄일 계획이다.

산은 민영화에 대한 정책 번복으로 이미 정부는 쓴소리를 듣고 있다. 뒤집힌 정책으로 2500억원 이상의 혈세가 공중분해 됐고, 4년만에 '찢겼다 붙여진' 정책금융공사 등 관련 기관들도 일대 혼란을 겪는 모양새다.
물론 새 정부가 출범할 때마다 정책과제의 우선순위가 바뀌는 것은 당연하다. 정부가 항상 변명처럼 내놓는 '시장 상황이 변했기 때문'에 어쩔수 없는 부분도 있다. 하지만 고졸채용 확대와 같은 좋은 제도도 전 정권의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다는 이유로 없어져야 할까. 정권이 바뀌면 대학입시제도가 바뀌는 것을 보는 것만 해도 불편한데, 얼마 전 까지 훈장감이었던 일이 오늘은 '없던 일'이 되는 장면을 보는 것은 더더욱 불편하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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