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 아라비안나이트의 '천일야화'를 담은 이슬람 보물 367점이 우리나라에서 공개된다. 세계적으로 가치를 인정받은 쿠웨이트 알사바 왕실의 컬렉션들이다. 8~18세기 동안 형성된 이슬람 문화예술의 진수를 보여줄 도자, 유리, 금속, 직물, 돌, 나무, 보석, 세밀화 등이 소개된다. 보물들에는 서체예술 '캘리그래피', 기하학적 요소가 끝없이 펼쳐지는 화려한 패턴이 생생히 담겨있다. 이 전시는 다음달 2일부터 오는 10월 20일까지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다.
이슬람 세계는 일찍이 서구인들이 '오리엔트'라 명명하며 황금의 땅이라고 생각했다. 한자 문명권에서는 진귀한 물건을 찾아 목숨을 걸고 찾았던 '서역'이다. 서쪽의 스페인에서 동쪽의 중국에 이르는 지역, 이슬람은 동서양의 교역 중심지이기도 하다.
10세기 중반 아바스 왕조가 분열되면서 이슬람 문화의 중심이 여러 지역으로 확산된다. 이 시기에 비잔틴(동로마), 콥트, 사산, 중앙아시아 등 다양한 지역의 사람들이 이슬람의 문화발전에 본격적인 영향을 끼친다. 이후 이슬람 미술의 성숙기인 14~15세기에는 1258년 아바스 왕조가 몰락한 후 맘루크 왕조의 이집트와 시리아가 아랍-이슬람의 문화 중심지로 부상한다. 또한 몽골의 영향으로 동양의 미술양식이 이슬람에 도입된다. 이집트와 시리아 등에서는 금속공예품 생산이 급격히 증가했고, 그에 따라 금속 세공기술, 특히 상감기법의 발전을 이뤘다.
16~18세기 이슬람 표현미술의 전성기는 15세기 타무르 제국의 정복 활동이 중앙아시아와 서아시아 문화를 하나로 연결시키는 것에서 비롯된다. 이란의 사파비 왕조, 인도의 무굴제국, 터키 오스만제국이 이슬람 미술의 중심이 됐다.
전시 하이라이트인 보석공예 컬렉션은 전 세계 순회전시가 이루어졌을 정도로 명성이 높다. 17~18세기 인도 무굴 제국에서 제작된 것으로, 당시 왕족과 귀족을 위한 보석 공예품 제작이 활발했다.
장식요소인 아라베스크 무늬는 꽃과 잎사귀, 식물 덩굴 등으로 구성된다. 아라베스크는 고립되지 않고 반복적이며 유기적으로 어우러져 표현되는 것이 특징이다. 테두리가 있는 카페트나 책 표지, 건축물을 장식하는 기둥이나 장식타일 등 다양한 부분에 활용됐다.
이슬람 미술에서는 무한한 신의 특징을 표현한 '기하학 무늬'도 빼놓을 수 없다. 이슬람의 뛰어난 수학과 기하학이 기하학 무늬의 발전을 뒷받침해주었고, 기하학 무늬의 무한변주가 이뤄졌다.
인간과 동물 형상은 이슬람의 우상숭배 금지로 미술품에 표현하는 것을 금했지만 종교와 관련된 것 아닌 이상 일상생활의 장식품에는 사용이 허용됐다. 특히 문학이 발달한 이슬람 지역의 서적 삽화에는 이같은 형상들이 담긴 세밀화를 볼 수 있다.
오진희 기자 vale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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