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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건설의 시대]재건축 일편단심 접고 물건너 외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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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벼랑에 선 건설업계, 생존 해법은?
②사면초가에 빠진 주택시장 위기
대형건설사 "미분양 사태 장기화 리스크 줄이자" 국내 사업 확 줄여…올 1월 분양실적 '0'


건설업계가 사면초가에 처했다. 일감은 줄어들고 영업실적은 나빠지며 지속 성장을 논하는 것조차 여유롭지 않을 정도다. 소비자 위주 시장으로 급속히 재편되고 소송 등에 내몰려 경영위험이 커졌다. 정권의 국책사업을 수행한 이후 수익을 향유하지도 못한 채 공정위와 검찰, 국세청 등의 매서운 칼날 앞에 허둥대기 일쑤다. 각종 사회적 지탄의 대상이 되는 사건에는 '건설업자'라는 수식어가 들어가는 등 이미지도 추락했다. 이렇다보니 대학들조차 건설이라는 이름을 경쟁력으로 빼고 있다. 고급 인력 유입을 통한 성장동력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제는 분리발주나 하도급자 보호 등의 이슈가 새롭게 추가되며 건설사들의 위기감은 더욱 고조되고 있다. 벼랑에 선 건설산업의 현주소와 대응방안을 살펴본다. <편집자주>
[죽은 건설의 시대]재건축 일편단심 접고 물건너 외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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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미주 기자]#"주택사업이 얼마나 힘든지 이제는 비중을 줄인다기보다 아예 없애려는 분위기다. 시행사의 보증만 아니라면 당장이라도 포기하고 싶은 사업장이 한 둘이 아니다."

건설사들의 최대 먹거리였던 주택사업이 외면당하고 있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미분양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사업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서다. 특히 과거 수주 경쟁이 치열했던 재건축ㆍ재개발 사업조차 대형건설사들이 외면하는 등 주택사업이 천덕꾸러기 신세로 전락했다. 전문가들은 주택보급률이 100%에 육박하고 대형 주택을 기피하는 현상이 확산되며 나타난 현상으로 풀이하고 있다.

30일 한국주택협회에 따르면 현대건설과 삼성물산 등 대형사를 포함한 72개 회원 건설사들의 계획 대비 실제 주택 분양 실적이 지속적으로 줄고 있다.
2011년 회원사들의 아파트, 주상복합, 도시형생활주택 등 주택 분양 계획 대비 실제 분양한 비율은 74.0%였다. 하지만 2012년에는 이 비율이 70.0%로 줄었고 올해(1~5월)에는 61.7%로 더 떨어졌다.

분양 실적 자체도 감소했다. 2011년 12만6586가구였던 분양 규모가 2012년에는 11만9947가구로 5.24%인 6639가구가 줄었다. 특히 올해 1월에는 회원사들의 주택 분양실적이 전무했다. 1월 분양실적이 제로(0)인 것은 협회가 관련 집계를 낸 이후 처음이다.

협회 관계자는 "72개 회원사 중 5개 업체는 회비를 내지 못할 만큼 어려워서 회원 자격이 박탈됐다"면서 "주택경기가 안 좋아지다 보니 분양실적도 급속히 줄고 있다"고 말했다.

대형 건설사들의 매출 대비 주택사업 비중도 확연히 줄어드는 추세다. 현대건설의 매출기준 주택사업 비중은 2010년 12.9%에서 2011년 11.4%, 2012년 7.3%로 3년 연속 감소했다. 삼성물산은 2010년 31%에서 2012년 17%로 절반가량이 됐다. 대우건설은 2010년 23.6%였던 주택사업 비중이 2012년 18.1%로 줄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2011년부터 주택사업 비중이 특히 줄었다"며 "분양이 돼야 사업을 할 수 있는 건데 주택경기가 어려워지다 보니 분양 시기를 늦추고 착공이 늦어지고 그만큼 매출규모가 축소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건설사들은 주택사업 조직을 축소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2011년 12월 현대기아차그룹 편입 이후 조직개편에서 주택사업본부를 개발사업본부와 함께 폐지하고 건축사업본부로 합쳤다. GS건설은 지난해 말 건축사업본부와 주택사업본부, 개발사업실을 건축ㆍ주택사업본부로 통합했다. 대우건설은 국내영업본부를 공공영업실로, 개발사업본부를 개발사업실로 축소했다.

200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조단위 수주로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통했던 재건축 사업조차 건설사들에게 외면당하는 상황이 됐다. 서울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6차, 서울 강동구 고덕주공2단지 등은 강남권 재건축이라는 입지에도 시공사들이 입찰에 참여하지 않아 유찰됐다.

김민형 한국건설산업연구원 건설정책연구실장은 "국내 주택사업 수익률이 좋아 건설사들이 주택 비중을 높였지만 최근에는 분양성적이 부진해지는 등 리스크가 커져 대신 해외사업을 늘리는 추세"라며 "최근 해외사업도 저가수주, 과당경쟁 등의 문제가 있으나 국내 일감이 축소되는 분위기여서 주택 일감은 더 축소되고 있다"고 말했다.



박미주 기자 beyo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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