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도세 탈루·주가조작 혐의
27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검사 윤대진)는 한국거래소로부터 CJ와 CJ제일제당의 2004년, 2007~2008년 주식 거래내역,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으로부터 2008년 이후 CJ그룹 세무조사 자료를 확보하고 자금 흐름을 정밀 분석하고 있다.
이 회장이 CJ그룹을 장악하는 데 원천이 된 것은 삼성 창업주 이병철 회장으로부터 물려받은 차명주식이다. 이와 관련 CJ그룹이 2008년 자진납부한 소득세ㆍ증여세 명목 1700억원을 감안하면 차명재산의 규모는 최소 3500억원대다.
문제는 실제 주인이 드러나지 않도록 임직원 명의로 관리되어 온 차명재산의 규모가 자진납세 규모와 일치하는지 여부다. 전 직원 이모씨의 살인청부 의혹으로 드러난 CJ 비서실 재무팀의 업무내용엔 '기타 명의 주식관리 업무'가 포함됐다. 무기명채권, 임직원명의 차명증권계좌 등으로 관리되어 온 이 회장의 차명재산을 운용해 불리는 일이었다.
2004년 초까지 CJ지분 6.14%를 보유했던 모 해외 자산운용사의 경우 주식 보유목적이 초기 '관리 고객 투자계좌 소유'에서 '단순투자', 이후 '경영참여'로 바뀌며 2005년 6월엔 9.89%까지 지분이 늘었다. 이후 이 업체가 2006년 2월까지 보유지분을 4.91%까지 낮추는 사이 CJ주가는 2배 이상 뛰어 올랐다.
검찰 안팎에선 이 회장의 비자금이 해외 투자금처럼 포장돼 흘러들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의심하고 있으며 금융감독원도 CJ그룹의 주가조작 혐의를 살피고 있다.
검찰은 금융정보분석원 등 관련 기관과 공조해 국내외 계좌 수백여개를 살펴보고 있는 한편, 이 회장의 차명재산 관리 업무 이른바 '관재업무'에 관여한 전ㆍ현직 재무팀 관계자들을 상대로 자금조성 및 운용경위 등을 집중 추궁하고 있다.
홍콩법인장 출신으로 CJ 재무담당 부사장을 지낸 계열사 대표 신모씨, 살인청부 의혹을 받았던 전 재무2팀장 이모씨, 이씨로부터 바톤을 넘겨받아 재무2팀장을 지낸 CJ 재무팀장 성모 부사장 등이다. 이들 전ㆍ현직 재무팀 임직원들이 이사ㆍ감사 등으로 거쳐 간 씨앤아이레져의 역할도 주목받고 있다. 씨앤아이는 이재현 회장과 두 자녀가 자본금 전액을 출자하고 지분 100%를 보유한 사실상 개인회사다.
한편 검찰은 CJ그룹 페이퍼컴퍼니들이 국내외 은행에서 수천억원대 대출을 일으켜 그 중 일부를 빼돌린 정황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준영 기자 foxfu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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