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가계부채 감소 '962조원'… 카드 덜 긁었다

[아시아경제 박연미 기자] 역대 최고 수준으로 늘었던 가계부채가 1분기에 소폭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아 신용카드 사용액 등이 줄어든 탓이다.

2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가계신용(잠정)' 집계결과 1분기 한국의 가계신용은 모두 961조6000억원 규모였다. 사상 최대치를 보인 전분기 963조8000억원보다 2조2000억원 줄었다. 세계 금융위기의 여파로 허덕이던 2009년 1분기 마이너스 3조1000억원 이후 처음으로 전기보다 부채 규모가 감소했다. 다만 총액의 규모는 여전히 관련 통계가 작성된 이후 두 번째로 크다. 가계신용에는 가계대출과 카드·할부금융사의 외상판매인 판매신용이 포함된다.

한은 금융통계팀 이재기 차장은 "가계신용의 전년 동기 대비 증가폭도 4.9%로 나타나 2004년 4분기 4.7%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면서 "신용카드 무이자 할부서비스가 줄었고, 휴가철 등 특별한 소비증대 요인이 없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부문별로 가계대출은 908조1000억원을 나타냈다. 전기보다 2조1000억원 늘어난 규모다. 한은은 다만 "예금은행에서 취급한 적격대출이 주택금융공사로 넘어가 '기타금융기관' 잔액으로 잡힌 부분을 포함하면, 은행 가계대출은 전기대비 마이너스 2조7000억원을 나타낸 지난해 1분기 상황과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전분기 2조8000억원 늘었던 판매신용은 1분기에 4조3000억원 줄어든 53조6000억원을 기록했다. 카드 씀씀이가 3조5000억원이나 줄었다. 1분기 민간소비 증가율은 전년동기대비 1.6%로 지난해 2분기 1.0%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다.

한은은 아울러 지난해 말 기준 가계신용 총량을 959조4000억원에서 963조8000억원으로 수정했다. 여신전문기관, 연기금, 공적금융기관 등이 2012년 연간 잠정치를 수정보고해 나온 수치다.

박연미 기자 chan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