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음료, 우크라 병사들 사이에서 인기
"못 자고 못 먹어도 수㎞ 행군 버티게 해줘"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우크라이나군 사이에서 '에너지 음료'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한다. 일부 군인은 화폐처럼 음료를 거래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 매체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8일(현지시간) 카페인, 타우린이 다량 함유된 에너지 음료가 우크라이나 군인들 사이에서 선호된다고 전했다.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군인들의 체력, 정신력 보존이 최우선순위로 떠오른 가운데, 단기적으로 에너지를 보충해주는 음료가 인기를 끄는 것이다.
NYT는 현장의 뜨거운 '에너지 음료 열풍'에 대해 "참호를 향해 목숨 걸고 나아가는 병사들은 에너지 음료를 위해서라면 커피, 콜라, 심지어 물도 포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 군인은 매체에 "사흘 밤낮 동안 제대로 먹지도, 자지도 못한 상태에서 40㎏에 이르는 완전군장을 하고 매일 수㎞ 를 걸어야 한다"라며 "에너지 음료 외에는 버틸 방법이 없다"고 호소했다. 이 때문에 에너지 음료는 거의 화폐에 준하는 가치를 가지게 됐다.
우크라이나 병사들이 즐겨 마시는 음료는 유명 브랜드인 '레드불', '몬스터'도 있지만, 자국 제품 '볼랴'도 애용된다. 볼랴는 우크라이나어로 '의지'라는 뜻이며, 지난해 1월 출시됐다.
이 음료는 원래 우크라이나의 생수 제조업체 'IDS우크라이나'에서 생산 중인데, 러시아군에 맞서 자국 영토를 지키는 병사들을 위해 4만 캔을 기부하기도 했다. 덴마크에 본사를 둔 맥주 기업 '칼스버그'의 우크라이나 지사도 지난해 에너지 음료 '배터리'를 출시했다.
NYT는 2022년 이후 우크라이나의 민간 소비가 거의 완전히 붕괴했으나, 에너지 음료 시장만큼은 50% 폭증했다고 전했다. IDS 우크라이나 최고경영자(CEO)인 마르코 트카추크는 매체에 "끓는 물, 티백 없이도 빠르게 섭취할 수 있는 카페인에 대한 수요가 커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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