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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企대출 1년 새 두배 늘었다 안전빵 대출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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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강소기업엔 저금리 경쟁하면서 급전 필요한 기업은 외면

[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1 구로에 위치한 의료기기 전문회사 대표 A씨는 최근 '금리쇼핑' 끝에 연 6.8%의 무담보 신용대출로 시설자금을 조달했다. 돈이 부족한 것은 아니었지만 주변 은행 측이 '돈 쓸 일이 없느냐'며 초저금리 등 다양한 혜택을 주겠다고 제안해왔기 때문이다. 지난 달에도 두 차례나 은행 지점장이 직접 회사를 찾아와 대출을 권했다. 대출을 받았다는 이야기를 듣고도 6.5%로 낮춰주겠다고 권하는 지점장도 있었다. 중기에 대한 금융권의 경쟁적인 구애에 그는 앞으로도 은행 대출을 종종 이용하기로 했다.

#2. 서울 강북의 IT기기 유통사 대표 B씨는 '돈 가뭄'에 시달리고 있다. 대형 공공기관으로부터 32억원 규모의 소모품 수주를 받았는데 물건을 구매할 자금이 모자라 계약이 해지될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은행 대출창구에 수주 계약서까지 들고 찾아갔지만 '담보가 있느냐'는 질문만 되돌아왔다. 신용보증기금을 찾았지만 별 소용이 없었다. B씨는 "은행들이 대출을 늘린다지만 혜택을 받는 것은 일부"라며 울분을 토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박근혜 정부 들어 중소기업에 대한 금융권 대출 확대 기조에도 불구하고 '부익부 빈익빈' 현상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 들어 은행들이 10조원 규모의 신규 대출을 마련했지만 정작 '급전'이 필요한 중소기업들은 은행 문턱을 넘지 못하는 것이다.

반면 실적이 좋은 중소기업은 가만히 앉아 있어도 각종 혜택이 제공되는 등 상반된 대접을 받는다. 섬유 전문기업 대표 C씨는 "은행 대출 창구에서는 여전히 중소기업에 담보를 요구하고 있다"며 "기술개발 자금이 절실히 필요한데 은행측은 담보가 한도까지 찼다며 대출을 꺼리고 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4월말까지 시중 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신규잔액은 10조2000억원으로, 지난해 전체 중소기업 대출 증가액(5조8000억원)보다 두배 가량 많다. 대출액도 1월 3조1000억원, 2월 2조3000억원, 3월 2조8000억원, 4월 1조8000억원으로 꾸준히 늘고 있다. 박근혜정부의 중소기업 지원 정책에 발맞춰 은행들이 앞다퉈 '대출 세일즈'에 나선 덕분이다.
하지만 여전히 돈이 '필요한 곳'이 아닌 '안전한 곳'으로 몰리고 있다는 게 문제다. 경기침체로 인해 일시적으로 재무제표가 부실해졌거나 담보가 없는 기업에 대한 창구 문턱은 오히려 더 높아졌다는 하소연이다. 한 중소기업 관계자는 "기준 금리가 인하됐지만 금리인하 효과는 남의 일"이라며 "은행들의 대출 태도가 크게 달라질 것으로 기대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이같은 문제는 대출 늘리기만 강조하는 단선적 정책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홍재근 중소기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경기침체로 인해 금융기관들이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을 늘리면서도 리스크는 더욱 꼼꼼히 살펴보고 있다"며 "등급 우대기업에 대한 대출 비중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환경"이라고 우려했다.



이지은 기자 leez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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