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민우 기자]새누리당 김무성 의원의 정치가 기지개를 켰다. 4ㆍ24 재보궐선거를 통해 국회에 입성한 김 의원은 한껏 자세를 낮추면서도 '보이지 않는 영향력'을 과시하는 투트랙 전략을 쓰고 있다.
그의 정치는 '제3의 포인트'에서 시작됐다. 김 의원은 8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 참석해 "5ㆍ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오랫동안 불려왔던 노래를 왜 중단시켜 국론을 분열시키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며 " '임을 위한 행진곡'을 5ㆍ18 기념식 주제가로 선정해 유가족과 광주시민이 원하는 대로 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동안 5ㆍ18 민주화운동에 대한 애정이 남달랐던 민주당의 주장을 고스란히 수용한 셈이다.
여야의 정치 현안과 거리가 먼 사소한 주장처럼 보이지만 그의 정치 방정식이 작동했다. 국회에 등원한 첫 날 "야당 의원님들과 소주 한 잔 하고 싶다"며 유화적인 제스처를 취했다. 지난 2010년 당시 한나라당 원내대표로 선출되었을 당시 "여야의 벽을 허물자"는 첫 일성과 일맥상통한다. 이번에도 야당의 요구를 수용하는 모습을 통해 '거물'다운 면모를 한껏 과시했다.
그러면서도 타협적이라는 평가를 받지 않는다. 주요 현안에 있어서는 결코 양보하지 않는다. 오히려 더욱 과감히 원하는 것을 얻어낸다. 지난 2010년 '미디어법'과 '4대강 예산'을 처리하면서 보여준 모습은 보다 강경하다. 그는 몸싸움이 빈번하게 발생하는 극한 대치상황에서 휴대전화를 통해 의원들을 직접 독려하며 처리를 진두지휘했다.
당 내외의 높은 관심만큼 그를 향한 견제 심리도 작동한다. 그 또한 이 점을 의식해 "당이 시키는 일은 무엇이든 하겠다"며 한껏 몸을 낮췄다. 그러면서도 스킨십이 별로 없는 의원들과의 개별적인 접촉을 통해 교감을 이어가고 있다. 이 자리에서 15일로 다가온 원내대표 선거에도 적극적인 입장을 밝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원이 앞으로 어떤 리더십을 보여줄지, 어떻게 '새판 짜기'에 나설지 여권 내 관심이 쏠려있는 상황이다.
이민우 기자 mw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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