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쓰레기매립지 기간 연장 놓고 서울시-인천시 갈등 심화
먼저 움직인 쪽은 서울시다. 최근 지하철ㆍ전광판 등에 홍보 동영상을 상영하기 시작하더니 지난 8일엔 출입기자단의 수도권매립지 프레스투어를 실시하는 등 수도권 매립기간 연장 정당성을 적극 홍보하고 있다. 이날 프레스투어는 지역 주민들의 반발로 기자들이 버스에서 내리지도 못하는 등 양쪽의 감정만 상한 채 마무리되고 말았다.
서울시의 이같은 적극적인 행보의 배경엔 인천시에 대한 '배신감'도 자리잡고 있다. 인천시가 마치 매립기간 연장을 해줄 것 처럼 협상에 임하면서 수도권매립지내 경기장 건설 동의, 경인아라뱃길 부지 매각 대금 1000여억원 환원 등 '얻을 것은 다 얻어 놓고' 이후 협상에 전혀 응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 서울시 측의 불만이다. 실제 인천시는 지난해 중반까지만 해도 이 두 현안을 들어 주면 매립기간 연장을 논의할 수도 있다는 입장을 보였었다. 서울시 관계자는 "2014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치적으로 예민한 상황이라 그런 것 같다"며 "하루 빨리 대화를 통해 문제를 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인천시는 지난 1989년 수도권쓰레기 매립지 조성 당시 매립기한을 2016년으로 합의한 만큼 이를 준수해야 한다는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허종식 인천시 대변인은 "서울시가 당초 합의를 깬 것도 모자라 지역주민들간 갈등을 부추기는 홍보전을 펼치고 있다"며 "환경피해로 고통받는 인천시민들에게 양보를 요구할 게 아니라 지금이라도 소각장 증설이나 대체 매립지를 찾는데 힘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서울엔 대략 10개의 소각장 처리시설이 필요한데 현재 4개의 시설만 갖추고 있다"며 "소각장이 부족한 것은 주민반대와 서울시의 의지 부족"이라고 꼬집었다.
김봉수, 박혜숙 기자 bs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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