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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블로그] 농협은행 '돌파구'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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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대섭 기자] 농협은행의 수난이 계속되고 있다. 올해 3월과 4월 잇따른 전산장애로 곤욕을 치뤘는데 최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12년도 금융회사 민원발생평가' 은행부문에서도 좋지 않은 등급을 받았다. '고객들에게 사랑받는 일등 민족은행이 되겠다'는 비전이 무색할 정도다.

특히 금감원이 농협 전산장애에 대한 책임을 철저하게 묻겠다고 밝힌 상황에서 하루하루가 가시방석이다. 금융당국과 고객들에게 뭇매를 맞으면서 직원들의 사기도 크게 떨어졌다. 계속되는 악재에 힘겨워하는 분위기다.
며칠 전 만난 농협은행의 한 직원은 "잘 하려고 노력을 하는데 자꾸 안좋은 일이 생겨 곤혹스럽다"며 크게 한숨을 쉬었다. 금융당국이 금융소비자보호 강화에 적극 나선 가운데 현재 농협은행이 처한 상황은 안타깝다. 고객이나 금융당국에게 신뢰를 다시 쌓을 수 있는 새로운 혁신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면 위기가 올 수도 있다. 위기 극복에 실패하면 1961년 농협중앙회 금융사업으로 출범한 이후 공들여 쌓아왔던 긍정적인 면들까지 묻혀버릴 수가 있기 때문이다.

농협은행 임직원들은 100% 국내자본으로 설립된 순수 민족자본은행이라는 자부심을 갖고 있다. 출범 이후 자산규모 230조원, 고객 2000만명에게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협동은행조합으로 성장했다. 중소기업이나 농업인들에 대한 금융지원 부문에선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우수금융신상품 은행부문 최우수상 등도 수상할 만큼 나름의 경영성과도 인정받아왔다. 지난해 3월에는 농협은행을 중심으로 농협금융지주를 출범시키며 국내 5대 금융그룹으로 도약했다. 특히 농업인의 사회경제적 지위향상을 통해 국가경제 발전에도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고객들과 금융당국의 눈에 현재의 농협은행은 부정적인 면이 더 크게 보여지고 있다. 대대적인 혁신과 변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이유다. 농협은행만이 아닌 농협금융그룹 전체에 대해 조직이던 시스템이던 개선해야 할 부분이 없는지 다시한번 살펴봐야 한다는 목소리다. 농협금융의 한 관계자는 "농협인으로서의 자부심을 갖고 과감하게 새로운 혁신과 변화를 시도해야 한다"며 "더 이상 전산장애 등 반복되는 일들로 신뢰를 잃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특히 전산장애 부분은 농협은행과 농협중앙회간의 긴밀한 보안통제 및 업무처리 협력이 절실하다. 필요에 따라서는 관련 임직원들에 대한 문책과 과감한 투자, 체계 정비도 이뤄져야 한다. 은행을 비롯한 그룹의 손익목표 달성도 중요하지만 고객들에게 신뢰를 쌓는 일도 소홀히 하면 안된다. 농협금융 특유의 광범위한 네트워크를 효율적으로 운영해 자회사간 시너지를 높여야 한다. 금융지주체제로의 성공적인 전환은 물론 안정적인 운영기반을 확보하는 일도 중요하다.

여타 시중은행들의 조직 및 시스템과 비교해 농협은행은 세련되지 못하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시골 향수가 짙게 풍기는 '농협'이라는 이미지가 갖고 있는 특성 때문이다. 하지만 농협은행은 세계적인 협동은행조합으로 성장해가고 있다. 기존 이미지는 고정관념일 뿐이다. 얼마든지 세련된 은행으로 바뀔 수 있다. 위기는 곧 기회다. '튼튼하고, 단단하고, 돈 잘 벌고, 신명 나는' 농협은행으로 재도약할 수 있는 가능성은 충분하다. 농협은행, 나아가 농협금융지주 임직원들의 마음이 간절하다면 변화할 수 있다.



김대섭 기자 joas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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