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SBC은행의 프레드릭 뉴먼 아시아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24일(현지시간)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에 기고한 글에서 BOJ의 양적완화 정책에 따라 아시아 신흥국으로 유입된 자금이 결국엔 인플레이션과 자산 가격 폭등을 초래할 것이라며 이를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BOJ가 푼 자금이 일본병을 고칠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면서 “일본의 문제는 통화가 아니라 구조”라고 지적했다.
이어 뉴먼은 이들 자금의 대부분은 주변국으로 흘러 들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중국을 포함한 아사이 신흥국은 이미 유동성이 넘쳐나고 있고, BOJ의 (유동성 공급)조치는 주변국을 붕괴시킬 것”이라며 “(아시아 신흥국의)인플레이션 압력을 높이고, 자산 거품을 촉발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뉴먼에 따르면 1994년 연준은 갑자기 금리를 올려 채권시장이 충격이 빠졌지만 높은 달러화 환율은 아시아에 별 영향을 주지 못했다. 일본 은행들이 주변국에 계속 자금을 주입한 탓이다. 그러다 일본이 돈을 빼기 시작한 1997년 아시아 신흥국들은 침체에 빠져들었다. 당시 한국도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구제금융을 받아 이른바 ‘IMF 시대’를 경험했다.
이후 일본은 2000년 또 다시 양적완화 사이클에 시동을 걸었다. 디플레이션에 빠진 일본이 의지할 수 있는 곳은 양적완화 정책 뿐이었다는 설명이다. 2001년 일본중앙은행이 시중에 푼 자금은 일본 국내총생산(GDP)의 20%였지만 5년 뒤 GDP의 35%까지 폭증했다. 이는 일본 경제가 안정되는데 기여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자금은 저리의 일본 은행에서 돈을 빌려 높은 이자를 받는 국가에 투자하는 이른바 ‘엔 케리 트레이드’라는 방식으로 해외로 빠져나갔다.
뉴먼은 “아시아 신흥국은 아직도 당시 금융위기와 엮여있다”면서 “오늘날 이같은 현상이 재연될 것으로 보인다”고 경고했다.
지연진 기자 gy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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