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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챔프' 울산, '철퇴'에 날개를 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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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챔프' 울산, '철퇴'에 날개를 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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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아시아챔피언 울산현대의 초반 행보가 심상치 않다. 대대적인 선수단 개편에도 균열을 찾아보기 어렵다. 짠물 수비와 역습을 구사하던 기존 팀 컬러에 공격력을 배가시킨 '철퇴 시즌2'로 순항을 예고하고 있다.

울산은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3 개막 이후 다섯 경기에서 3승1무1패(승점 10)를 기록했다. 전북(승점 10)에 골 득실차로 앞선 3위. 시즌 초반 순위싸움에 큰 의미를 부여하긴 어렵지만, 1위 수원(승점 12)과 2위 포항(승점 11)을 바싹 뒤쫓으며 선두권 경쟁에 흥미를 더하고 있다.
뚜껑이 열리기 전까지 울산의 선전여부에는 물음표가 달렸다. 불안요소는 지난해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우승을 이끈 주축 멤버들의 공백. 이근호, 이호, 이재성(이상 상주) 등이 군 입대로 팀을 떠났고, 에스티벤(빗셀 고베), 곽태휘(알 샤밥), 고슬기(엘 자이시), 마라냥(제주) 등 공수 핵심자원들이 대거 이적했다. 한상운과 김성환, 박동혁, 까이끼, 마스다 등이 빈자리를 메웠지만 기대감은 크지 않았다.

주위의 우려에도 김호곤 울산 감독은 시즌 전 "몇몇 선수들의 입대와 이적으로 미드필드진에 공백이 있지만 우리 팀의 공격력은 여전히 강하다. 빠르고 재미있는 축구를 선보이겠다"라고 공언했다. 이어 "다음 시즌에는 ACL 무대에 복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포부를 덧붙였다.

남다른 자신감은 경기장에서 그대로 드러났다. 울산은 개막 이후 다섯 경기에서 9골을 몰아치는 화력을 뽐냈다. 대구, 전남, 강원 등 객관적 전력에서 한 수 아래로 평가받는 상대와 대결임을 감안하더라도 고무적인 성과다. 전북, 서울 등 강력한 우승후보를 상대로도 선전을 펼치며 매 경기 득점포를 가동하고 있다.
공격에 무게를 둔 전술은 기존 팀 컬러와는 확연히 달라진 변화다. 울산은 정규리그 준우승을 차지한 2011년 35경기에서 40골을 넣은 반면 실점은 35점으로 틀어막았다. 득실률 모두 리그 최소 수치에 근접한다. 두터운 수비로 뒷문을 단속한 뒤 효과적인 역습으로 상대를 무너뜨리는 전략을 택한 까닭. 덕분에 '철퇴 축구'란 신조어를 얻으며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이는 44경기에서 60골 52실점을 기록한 지난해에도 크게 바뀌지 않았다.

변화된 색채는 각 포지션에 배치된 선수단의 성향과 무관하지 않다. 장신 스트라이커 김신욱이 버틴 최전방에 돌파력이 좋은 호베르또-김승용이 측면을 지휘하며 공격력을 높이고 있다. 특히 제공권과 위치선정 능력이 좋은 김신욱이 상대 수비를 집중시킨 가운데 빈 공간을 침투하는 전략은 주효하고 있다. 김승용과 호베르또는 각각 2골과 2도움으로 상승세를 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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섀도스트라이커 한상운의 가세도 천군만마와 같다. 이근호의 빈자리를 완벽하게 대체하며 4경기 연속 공격 포인트(1골 3도움)로 물오른 기량을 뽐낸다. 특히 위치를 가리지 않는 '프리 롤' 임무를 부여받아 경기력과 동료들의 찬스를 높이는 1석2조의 효과를 거두고 있다. 정상급 클래스의 왼발 킥 능력은 덤. 세트피스 상황에서 김신욱에게 집중된 상대 수비의 허점을 노려 날카로운 궤적으로 동료들의 머리를 겨냥한다. 알고도 당할 수밖에 없는 예리함은 상대를 곤혹스럽게 만드는 무기다. 더불어 부상으로 빠진 하피냐와 까이끼가 합류할 경우 공격진의 위용은 리그 정상급으로 탈바꿈할 가능성이 높다.

마스다와 김성환이 합류한 미드필드진의 호흡이 살아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찰떡콤비로 명성을 떨친 이호-에스티벤 조합에 버금가는 활약이 기대된다. 중거리 슈팅 능력을 갖춘 마스다와 활동 반경이 넓은 김성환의 적절한 역할 분담이 더해진다면 공수 양면에 활력을 불어넣을 전망이다.

관건은 수비. 김영삼-김치곤-강민수-이용이 자리한 포백(4-back) 라인이 곽태휘와 이재성의 공백을 최소화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앞서 울산은 대구와 전북, 서울을 상대로 모두 선제골을 내주며 어려운 흐름 속에 경기를 풀어나가야 했다. 측면 수비수 김영삼은 "지난해와 달리 수비진에 다소 변화가 있지만 오랫동안 호흡을 맞춘 멤버들이라 큰 문제는 없다"며 "비디오 분석을 통해 선수들끼리 많은 얘기를 나누고 있다. 경기를 거듭할수록 조직력은 훨씬 좋아질 것"이라며 우려를 일축했다.

승리를 향한 남다른 집중력도 돋보인다. ACL을 병행하며 살인일정을 소화했던 지난해와 달리 K리그 클래식에만 집중하는 까닭에 우승컵이 훨씬 목마른 상황. 김호곤 감독은 "빡빡했던 지난해 경험을 되짚어보면 뭔가 허전한 느낌이 든다"라고 보이면서도 "아직 시즌 초반이기 때문에 순위는 큰 의미가 없다. 매 경기 승점을 확보하면서 선두권 경쟁에서 벗어나지 않는게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김영삼은 "작년에는 한 게임을 지더라도 3-4일만에 다음 경기를 치러 상황을 반전시킬 수 있었다"며 "올해는 경기마다 공백이 길어 후유증이 오래갈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코칭스태프와 선수단 모두 좋은 분위기를 꾸준히 유지하자고 독려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김흥순 기자 spo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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