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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개성공단 근로자는 일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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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끝내 개성공단 근로자 철수와 사업 잠정중단을 선언했다. 2003년 착공해 남북관계의 격랑 속에서도 10년째 유지해 온 개성공단사업이 존폐 기로에 섰다. 그간 일시적 통행제한은 있었지만 근로자 철수와 사업중단 조치는 처음이다.

김양건 노동당 대남담당 비서가 어제 개성공단 방문 직후 담화를 발표했다. 김 비서는 개성공단이 북한의 '달러박스'라는 남측 언급을 "최고 존엄을 모독한 악담"이라고 비난했다. 김관진 국방부장관이 인질구출 작전에 대비하고 있다고 한 데 대해선 "호전광들의 북침 도발"이라고 몰아붙였다. 한반도 위기 상황을 최고조로 끌어올리기 위한 벼랑 끝 전술이다. 그러면서도 사태가 어떻게 번질지는 남측 태도에 달려 있다는 단서로 정상화 불씨는 끄지 않았다.
아직은 공단가동 잠정중단이다. 전면폐쇄는 아니므로 남북 양측이 냉정하되 신속하게 접근해 접점을 찾아야 한다. 남북 모두 개성공단의 의미를 곱씹을 시점이다. 글로벌 경제위기 와중에도 개성공단 생산액은 매해 20% 이상 늘었다. 임금과 땅값, 물류비용이 싸고 의사소통에 장애가 없는 등 개성공단이 경쟁력을 갖췄다는 방증이다. 남북 모두에 이득인 경제협력사업을 흔드는 것은 금강산관광 중단 이상의 패착이다.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지난해 4월15일 태양절(김일성 생일) 때 "인민이 다시 허리띠를 졸라매는 일이 없도록 하는 것이 당의 결심"이라고 했다. 6ㆍ28 경제관리체계 발표에 이어 올해 신년사에선 '경제'를 가장 많이 언급했다. 농업과 경공업을 경제발전의 주력으로 삼겠다고 했다. 개성공단이야말로 북한의 목표인 경공업 발전의 토양이다. 김 위원장은 1년 전 태양절 약속을 되새겨야 할 것이다.

올해로 한국전쟁이 정전협정을 맺은 지 60년이다. 지금도 비무장지대 안 녹슨 열차는 달리고 싶어한다. 북한은 정전협정 60주년 해에 마지막 남북협력 모델마저 끊어 또다시 역사에 죄를 지으려는가. 북한은 5만3000명 북한 근로자들의 일하고 싶은 마음을, 남한은 123개 공단 입주 중소기업 경영자의 기업하고픈 마음을 헤아려야 한다. 박근혜정부는 책임 있는 당국자 간 대화 물꼬를 터야 한다. 북한의 진의가 뭔지, 어떤 해결방안이 있는지 역사적 사명감을 갖고 고민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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