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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원망과 회한만 남은 용산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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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창익 기자] "이 사업이 어쩌다 이렇게 됐나…." 삼성물산에서 용산역세권개발 사업을 처음부터 관여해 온 한 관계자로부터 8일 저녁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그는 "소주 한잔 했다"며 연거푸 이 말만 되풀이하다 전화를 끊었다. 코레일이 만든 정상화 방안에 다른 출자사들이 반발하면서 용산역세권개발 사업의 청산이 최종 결정난 날이었다.
2007년 12월 '삼성물산-국민연금' 컨소시엄이 용산개발 사업자로 선정됐을 당시 "한강변에 세계가 주목하는 역사적인 개발 사업을 만들 것"이라던 그의 호언장담은 부동산 경기침체란 거대한 파도 속에서 이제 물거품이 됐다.

그땐 많은 사람들이 용산의 꿈을 꾸며 몰렸다. 코레일과 롯데관광개발 등 대주주는 물론, 삼성물산 등 17개 시공사와 KB자산운용ㆍ푸르덴셜 등 총 30개 출자사들이 1조원의 돈을 쏟아부으며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되길 바랐다.

광화문 동화면세점 빌딩 10층 용산역세권개발(AMC) 사무실엔 70여명의 전문가들이 모여 개발 사업의 꿈을 나눴다. 물론 반대파도 있었지만 2300여가구가 살고 있는 서부이촌동 주민들도 개발이 가져다줄 미래에 가슴이 한껏 부풀었다.
6년 후 거품이 꺼진 자리엔 이제 회한과 원성만이 남았다. 서부이촌동 통합개발을 찬성했던 주민들은 8일 오전 청산 결의가 예정된 코레일 이사회를 앞두고 손해배상청구소송 계획을 밝히며 사업 무산만은 안되기를 마지막으로 바랐다. 기자 회견 자리에서 주민들은 사업과 관계된 특정인들을 지목하며 욕설을 퍼붓는 등 원색적인 표현을 서슴지 않았다.

기자회견에서 돌아오는 택시 안에서 AMC의 한 직원은 "정말 이렇게 끝나네요. 이제 70명 직원들은 모두 해산해야죠"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같이 꿈을 꾸던 사람들은 이제 법정에서 적으로 만날 수밖에 없는 처지가 됐다. 출자사끼리, 주민과 사업자간에 수천만원에서 수천억원에 달하는 손해배상 소송전은 이미 예고돼 있었다. 과연 누가 누구를 원망할 수 있을까만 이제 남은 싸움은 지극히 현실적이고 냉정하고 지루할 것이라는 점은 확실해 보인다.




김창익 기자 wind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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