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의사'라는 필명으로 잘 알려진 경제전문가 박경철은 이렇게 단언한다. 이유는 분명하다. 개인투자자가 찾은 정보는 만천하에 알려져 있다. 자산운용사의 인력과 분석력은 언제나 개인을 앞선다. 계량적 분석도 항상 맞는건 아니다. 기술적 분석의 아버지로 불리는 제시 리버모어는 엄청난 손실을 입고 자살로 생을 마쳤다. 저평가종목을 찾는 투자도 마찬가지다. 가치투자자 벤저민 그레이엄도 말년에 가선 시장에서 패배를 시인했다.
저자는 혹독한 주식시장에서 살아남기위해서는 '시장'을 바로볼줄 아는 '눈'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우선 투자의 원칙을 시장의 흐름에 맞게 유연하게 바꿀 줄 알아야 한다. 1980년대 미국시장에서는 인수합병(M&A)에 좋은 자본구조를 가진 기업이 유리했다. 반면 1990년대는 기업의 현금흐림이나 경영수익성이 중요했다. 자산가치의 기준이 변한 것이다. 1980년대 미국증권거래위원회가 부적절한 방식의 M&A에 제동을 건 이유도 있지만 금융기법은 지속적으로 진화해왔다. 이에 따라 좋은 수익률을 내는 종목들을 선별하는 기준도 변했다. 개인투자자가 투자원칙을 '맹신'하고 '고수'한다면 이러한 시장의 흐름을 탈 수 없다.
동인도회사로부터 출발된 주식시장의 역사와 변천에 대해 서술한 부분도 흥미롭다. 경기순환과 주식시장의 순환론, 투자심리학에 대한 깊이있는 해설도 눈에 띈다. 저자는 바둑을 열심히 배운다고 누구나 이창호나 조훈현이 될 수 없다고 말한다. 하지만 주식시장에 들어온 투자자들은 자신은 워런버핏은 될 것이라고 믿는다. 저자는 투자자는 늘 시장앞에서 겸손해야 한다고 말하면서 시장의 흐름에 조용히 몸을 맡길 줄 아는 '혜안'을 가지라고 조언한다.
구채은 기자 fakt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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