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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인사 부실이 부른 중소기업청장 사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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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철주 중소기업청장 내정자가 인사 발표 사흘 만인 어제 사퇴했다. 자신이 대표이사로 있는 기업의 주식을 정리해야 하는 부담 때문이라고 이유를 밝혔다. 새 정부 인사 과정에서 자진 사퇴는 총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후보에 이어 세 번째다. 특히 김종훈 미래부 장관 후보자에 이어 박근혜 대통령이 공직사회와 정부 정책에 새 바람을 불어넣기 위해 공들여 영입한 인정받는 기업인 출신 두 명이 잇따라 중도 사퇴해 안타까움을 더한다.

황 내정자가 언급한 규정은 공직자가 업무와 관련이 있는 주식을 갖는 것을 금지한 공직자윤리법상 주식 백지신탁 제도다. 4급 이상 공직자는 본인ㆍ배우자ㆍ직계존비속 등이 보유한 주식 합계가 3000만원 이상이면 매각하거나 처리 전권을 다른 사람에게 백지 위임해야 한다. 2004년 국회심의 때에도 백지신탁을 단순 '관리'로 할 것이냐 두 달 내 '처분'으로 할 것이냐를 놓고 논란을 빚었다. 직전 김종훈 미래부 장관 내정 때에도 언론이 거론했다. 기업인 출신을 영입하면서 마땅히 따졌어야 할 문제가 사퇴 이유라는 점은 청와대의 인사검증 시스템에 문제가 있다는 방증이다.
박근혜 정부가 강조하는 창조경제에 이어 대통령이 '중소기업 대통령'을 자임하며 내세운 중소기업 중심 경제 정책 추진에도 차질을 빚게 됐다. 당장 산업통상자원부와 함께 첫 업무보고 부처로 잡혔던 일정이 보류됐다. 당사자와 해당 기업이 상처를 입었다. 업계 사정을 잘 아는 벤처기업인 출신 임명에 기대를 걸었던 중소기업계도 실망하고 있다.

창업 기업인이 공직에 들어가기 어렵게 돼 있는 현행 백지신탁 제도에 대한 신중한 재검토가 필요하다. 주식에 투자한 경우나 대기업 경영자가 아닌, 직접 기업을 일군 창업 기업인에 대해선 공직 재임기간에 주식을 신탁하되 처분은 유예함으로써 기업 경영권을 유지토록 하는 것이다. 수탁기관이 회사지분과 연계된 권리를 행사하며 공직자는 자기 회사와 관련된 회의나 정책결정에 참여할 수 없도록 하는 캐나다식 백지운영계약을 참고할 만하다. 기업과의 연관성을 차단하는 취지는 살리면서 주요 공직이 '관료만의 리그'로 운영되는 폐단을 막는 방법이 될 수 있다. 기업인의 현장경험과 전문성을 행정에 융합하고 민간의 창의력을 도입하기 위해서도 검토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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