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오하이오주 오벌린 칼리지의 쉴라 미요시 제이커(동아시아학과) 부교수는 14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기고문에서 북한의 위협이 남한과 미국을 비핵화 회담으로 끌어들여 경제적 지원과 양보를 얻어내려는 속셈이라는 시각도 있지만 최근의 역사를 보면 국제 정치보다는 내부의 우려가 더 크게 작용한 것임을 알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북한이 정전협정 무효화를 선언함에 따라 최소한 이론적으로는 한반도에서 전쟁이 재발할 위험성이 더욱 높아졌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 북한에서는 만성적 기근과 국제적 고립에 직면한 상황에서 중국 의존도가 날로 커지는데 대한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북한이 과거 수십년간 중국의 외교적, 재정적 도움에 기대어 살았지만 중국이 2002년 고구려를 자국 역사에 편입시킨 동북공정에 착수하고 북한에 대한 투자들 대대적으로 확대하면서 양국 관계가 다소 변질됐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북한에 대한 중국의 투자액은 60억달러(2011년 기준)를 넘었다. 북한은 현재 에너지의 90%와 소비재의 80%, 식량의 45%를 중국에 의존한다.
제이커 부교수는 비록 조작된 것이라도 국민의 절대적지지야 말로 70년의 세습정권을 가능케 한 기반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예전에는 남한은 미국의 앞잡이일 뿐 한반도에서 정통성을 가진 유일한 국가는 북한이라는 주체사상의 구호로 국민의 지지를 이끌어낼 수 있었지만 지금은 더는 그런 논리가 먹혀들지 않을 만큼 중국 의존도가 커졌고 그동안 속고 살았다는 주민들의 불만도 날로 고조되고 있기 때문에 체제가 불안해졌다고 지적했다.
박병희 기자 nut@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