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제주 예래동 휴양형 주거단지 '제주 에어레스트시티' 착공식에서 만난 변정일(만 70세·사진)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 이사장은 이 같이 말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JDC의 사업들이 속속 추진 성과를 보이자 퇴임을 앞둔 변 이사장은 시원섭섭한 표정으로 착공식을 지켜봤다.
판사, 헌법재판소 초대 사무처장, 3선 국회의원, 국회 법사위원장 등 변 이사장의 경력은 화려하다. 하지만 4년 동안 JDC의 이사장으로 대규모 사업을 지휘한 그는 사업 추진 상황에 따라 질타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이날 착공식을 가진 휴양형주거단지와 함께 JDC의 6대 핵심프로젝트 중 하나인 영어교육도시는 그가 가장 애착을 갖는 사업으로 알려졌다. 현재 8개 학교가 문을 열면서 당초 목표로 세운 12개 학교 유치의 달성도 그리 멀지 않았다는 전망이다.
하지만 이에 대해 변 이사장은 "사업 초기단계에는 부지조성 등 비용이 들기 때문에 부채가 증가할 수밖에 없다"면서 "사업이 정상궤도에 오르면 부채 문제도 자연스럽게 해결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JDC가 투자를 유치한 자본 중 녹지그룹, 버자야그룹 등 화교 출신이 90% 이상을 차지하며 개발 득실에 대한 공방으로 벌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변 이사장은 "전혀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제주 출신인 그는 사업 추진 과정에서 늘 제주도민을 강조해 왔다. 예래동 휴양형주거단지 개발 과정에서 불거진 주민과의 갈등에 대해서 그는 "전임 이사장 시절 주민들과 JDC가 약속한 사항이며 사업 주체가 바뀌는 등 해결이 어려운 상황"이라면서도 "주민들과 협의해 해결 방안을 찾아보겠다"고 의지를 보였다.
그는 지난 4년 동안 사업을 추진하며 가장 아쉬웠던 점으로 정책을 결정하고 집행하는 과정에서 느낀 답답함을 꼽았다. 변 이사장은 "정책을 결정하는 분들이 제주국제자유도시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 보였다"며 쓴웃음을 보였다.
해외 자본을 유치해 장기 사업을 진행하는 데는 일정한 시간이 필요하지만 이 과정에서 당장 눈에 보이는 성과를 내지 못한다는 여러 지적들에 대한 아쉬움을 나타냈다.
이민찬 기자 lee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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