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대통령 등 국빈들이 이용하는 방탄차는 말 그대로 '움직이는 요새'다. 총탄, 폭탄, 화생방에 이르기까지 적의 공격으로부터 탑승자를 보호하는 것은 물론이고 공격까지 가능하다. 타이어가 터져도 시속 80km로 달릴 수 있다. 각종 특수장치가 장착된 까닭에 문 한짝의 무게만도 100kg 이상에 달한다.
세계에서 가장 먼저 방탄차를 이용한 국가 원수는 독일의 히틀러로 알려지고 있다. 그는 1933년 메르세데스-벤츠 770시리즈 가운데 출력을 높인 770K 모델을 즐겨 탔다. 국내에서는 1956년 이승만 전 대통령이 미국의 아이젠하워 대통령으로부터 선물받은 GM의 캐딜락 '프리트우드 60 리무진'이 첫 방탄차다.
방탄차는 아무나 제작할 수 없다. 글로벌 업체 가운데 방탄차를 생산하는 업체는 벤츠, BMW, 아우디, GM 캐딜락, 현대차, 마세라티 등 손꼽힐 정도다. 특수 기술이 요구되는 만큼 자사의 기술력을 집약시켜 보여줄 수 있는 영역이기도 하다.
벤츠 최초의 방탄차는 1928년 출시된 뉘르부르그 460(W08)이다. 메르세데스-벤츠는 1920년부터 방탄 차량 개발을 시작했다. 현재 선보이고 있는 메르세데스-벤츠 가드 시리즈는 총 7 모델이다.
캐딜락 리무진은 미국 대통령의 차로 유명하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취임 행사에는 '올 뉴 캐딜락 프레지덴셜 리무진(All-New Cadillac Presidential Limousine)'이 등장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의전차는 미국에서 '오바마 모빌'이나 '야수(beast)'라는 별명으로 불리기도 한다.
캐딜락 프레지덴셜 리무진의 역사는 우드로우 윌슨 대통령이 캐딜락을 타고 제1차 세계대전 승전 기념 퍼레이드를 하던 1919년부터 현재까지 계속 이어지고 있다. 특히 '올 뉴 캐딜락 프레지덴셜 리무진'은 캐딜락 베스트셀링 모델인 프리미엄 중대형 스포츠세단 CTS와 남성들의 로망 풀사이즈 럭셔리 SUV 모델인 에스컬레이드와 동일한 이중 구조 그릴이 적용됐다. 또 캐딜락 고유의 디자인 특징을 보여주는 수직형 헤드램프는 캐딜락 브랜드의 고전적이며 우아한 느낌을 그대로 드러내 준다는 평가다.
현대차는 지난 2009년 자체 개발한 에쿠스 방탄차 3대를 청와대에 기증했다. 국내 업계 최초로 방탄차 개발에 성공함으로써 전량 수입에 의존했던 방탄차량의 국산화 시대를 연 것이다. 이는 반기문 UN 사무총장에게 제공한 방탄차와 같은 종류다. 가장 최근에는 국제스타 싸이가 브라질에서 카니발 축제기간동안 현대차로부터 에쿠스 방탄차를 제공받았다. 현대차 에쿠스 리무진에는 세계 10대 엔진상을 수상한 430마력의 5000㏄ '타우 엔진'이 탑재돼 있다. 또 무거운 차체를 견뎌 낼 수 있는 특수 서스펜션을 이용한다.
현대차 관계자는 "다양한 기능과 품격을 더한 에쿠스 리무진 특수차량은 요인 경호용 특수 업무에 긴요한 안전성은 물론 기동성을 충족시켜주는 강력한 엔진성능까지 갖췄다"며 "국산 방탄차량이 등장하게 되면서 한국 자동차에 대한 국제적인 홍보효과로 브랜드 가치를 높여 국가 경쟁력 제고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조슬기나 기자 se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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