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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구했던 서희의 삶, ‘신탁’만 있었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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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채명석 기자] 소설가 고 박경리의 대하소설 ‘토지’는 한국 문학의 기념비적인 대표작이다.

토지의 주인공 서희는 어찌보면 글 쓴이의 자화상이라 볼 수 있다고 한다. 어린 시절은 어머니를 버린 아버지에 대한 미움으로 가득했던 박 씨는 행복한 결혼을 꿈꿨지만 한국전쟁으로 인해 남편을 잃고 자식마저 3살이 되던 해 마음에 묻어야 했다. 드라마에서나 있음직한 슬프고 외로운 삶에서 그녀가 기댈 곳은 글 쓰는 일 뿐이었다고 한다.
토지는 구한말인 1897년부터 1945년 해방까지의 기간 동안 최참판 댁의 어린 딸 서희를 중심으로 벌어지는 대서사시를 그리고 있다. 경남 하동군 평사리의 유지였던 최참판댁 가장 최치수와 아내 별당아씨 사이에서 태어난 서희는 어린 시절 어머니가 도망가고 아버지마저 계집종에게 살해당하는 견디기 힘든 일들을 겪게 된다.

이후 할머니마저 병으로 돌아가시자 조금씩 가문의 재산을 노리는 자에게 시달리게 된다. 서희의 먼 친척인 조준구는 자신의 아들과 어린 서희를 결혼시켜 재산을 강탈하려는 음모를 꾸미고 마을 사람들을 이간질시키고 일본인의 힘을 빌려 결국 재산을 차지하고 만다. 40여년의 세월이 흐른 소설의 말미에 서희는 결국 빼앗겼던 재산을 되찾게 되지만, 조준구의 손아귀에서 벗어나기 위한 인생 역정은 실로 파란만장했다.

그런데, 과연 서희의 삶은 이렇게 어려운 과정의 연속이었어야 할 필요가 있을까? 다른 방법을 통해 행복을 지켜 나갈 수는 없었을까? 멀고 먼 간도로 도망가서 장사를 하고, 독립운동에 나선 남편과 헤어지고, 항일운동에 참여한 아들과도 이별해야 했던 참으로 힘든 과정을 통해 비로소 고향 원래의 자리로 돌아오게 된 것이다. 어린 나이에 가문의 재산만 빼앗기지 않았어도 그 힘든 길을 돌아오지 않을 수 있었을 텐데, 과연 이런 일이 당시 우리나라의 제도가 미미해서 혹은 시국이 혼란해서 벌어진 것이라고 해야할까?
이승준 NH투자증권 신탁영업부 대리는 최근 자사 100세시대연구소에서 발간하는 ‘THE 100’ 최근호에 실은 기고문을 통해 서희의 삶이 꼭 그렇지만은 않을 수 있는 길이 있었다고 설명한다.

이 대리는 가문의 재산을 타인으로부터 지키면서 어린 자식을 돌봐줄 수 있을지에 대한 답을 ‘신탁’으로 모색해 봤다.

즉, 신탁은 몇 가지 중요한 특성을 가지고 있다. 만약 서희의 아버지인 최치수가 이 특성을 미리 알았다면, 일찌감치 신탁계약을 맺었을 것이다. 이러한 특성중 하나는 ‘신탁자산의 형식적 소유권이 위탁자에서 수탁자로 변경된다’는 사실이다. 이는 실제호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데 ‘신탁법 제22조’에 따르면 신탁재산에 대하여는 강재집행, 담보권 실행 등을 위한 경매, 보전처분, 체납처분 등을 할 수 없다. 즉, 신탁으로 명의가 변경된 고객의 자산은 독립적으로 관리되기 때문에 보다 안전하게 보호될 수 있다.

특히 신탁의 형식이 상속을 목적으로 하는 ‘유언대용신탁’이라고 한다면 본인이 갑작스런 죽음을 맞이하더라도 사전에 정해뒀던 서희에게 신뢰할 수 있는 금융기관이 안전하게 가문의 자산을 원하는 대로 관리하고 지급해줄 수 있었을 것이다.

예를 들어 서희의 아버지인 최치수가 우리투자증권을 통해 ‘내가 죽으면 서희가 20세가 되는 해까지 매달 생활비 명목으로 200만원을 지급하고 20세가 되는 해에 상속금액의 반, 30세가 되는 해에 나머지 반을 지급하기로 한다’라는 신탁계약을 맺어 두었다면 신탁재산은 우리투자증권에서 안전하게 관리되면서 생전에는 모든 수익을 본인이 영위하게 된다. 그리고 병이나 사고로 상속인에게 상속이 개시되는 시점에는 신탁계약대로 어린 서희가 성인이 될 때까지 안정적으로 생활비가 지급될 것이다.

비록 아버지, 어머니, 할머니까지 잃고 무서운 세상에 혼자가 되었지만 ‘신탁’이라는 보호막을 통해 세상을 살아갈 용기를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대리는 “이와 같이 신탁계약을 맺어 둔다면 집안의 재산을 지킬 수 있으며, 갑작스런 일에 무방비상태가 될 수 있는 아이들의 미래도 금전적으로는 대비가 가능하다”고 전했다.



채명석 기자 oric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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