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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증시 움직이는 女矣道 ⑥]김나이 JP모간증권 장외파생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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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팅·트레이딩 다 한다, 여자니까 가능하다

김나이 JP모건 장외파생부장

김나이 JP모건 장외파생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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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승종 기자] 이 정도면 열심히 살아온 삶이다. 김나이(33) JP모간증권 장외파생부장 말이다. 그녀는 지난 10년간 안주하지 않았다. 매 순간 도전하면서도 주어진 환경에 최선을 다했다. 여성이라는 점은 장애물이 아닌, 날개로 작용했다. 그녀는 “여자라서 할 수 있는 게 많았다”고 했다.

최근 서울 정동 한국JP모간증권 본사에서 만난 김 부장은 이 회사에서 주식워런트증권(ELW) 마케팅을 맡고 있다. ELW는 구조가 복잡해 일반 투자자들이 가장 어려움을 느끼는 상품이다. 그녀는 투자자를 상대로 교육을 하고 피드백을 전담한다.
이화여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그녀가 처음부터 ELW 전문가를 꿈꾼 건 아니다. 첫 직장인 현대카드에선 고객관리 마케팅을 했다. 지금과 업무는 비슷하지만, 업종은 전혀 달랐다. 어찌나 활동적이었던지 당시 별명이 '에너자이저'였다. 대학 시절부터 에너지가 넘쳤다. 한번 휴학 없이 졸업하면서도 졸업 전 2년 동안 홍보 업체에서 인턴 경험을 쌓았다. 자정 무렵엔 고등학생을 상대로 과외 아르바이트를 했다. 많을 땐 한 달에 4개까지도 해봤단다. 그녀는 “20살 이후부터는 집에서 용돈을 받은 기억이 없다”며 “실패하더라도 한번 부딪혀보자는 마음으로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고 말했다.

현대카드를 그만둘 때도 “한번 해보자”는 마음이었다. 그저 그런 회사원이 되기는 싫었기에, 더 공부하고 내실을 쌓고 싶었다. 그렇게 그녀는 카이스트 테크노 경영대학원에 진학했다.

카이스트를 거쳐 입사한 한국투자증권은 그녀에게 새로운 도전이었다. ELW, 주가연계증권(ELS) 등 모르는 용어들 투성이었다. 그녀는 “모르는 건 물어보고 가르쳐주면 고맙다고 하며 하나씩 배웠다”며 “가만히 앉아 있으면 아무 것도 이뤄지지 않는다. 스스로 움직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녀가 업계서 손꼽히는 ELW 전문가로 자리 잡은 배경이다.
일하는 데 여성만의 감수성이 큰 도움이 됐다. 그녀는 “ELW는 고객과의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한, 관계지향적인 상품”이라며 “남자보다 감수성이 뛰어난 여성이라서 더 이점을 얻은 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가만히 앉아 있는 건 그녀와는 어울리지 않는다. JP모간에서 새로운 출발을 한 것도 그래서다. 외국계 증권사는 철저히 업무 능력만으로 직원을 평가하기로 유명하다. 그녀는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도전하는 게 중요하다”며 “계속 변화를 좇는 건 당연한 것”이라고 했다. 이달부터는 ELW 트레이딩을 시작한다. 기존에 그녀가 하던 마케팅과 트레이딩은 전혀 다른 업무. 업계서 둘을 겸할 수 있는 건 현재 그녀가 유일하다.

그녀는 “여자라서 안되고 힘든 게 아니고, 여자라서 할 수 있는 게 많다고 생각한다”며 “'저 사람이 하니까 다르구나'는 말을 들을 정도로 모든 일에 최선을 다하다 보면 기회가 찾아오더라”고 강조했다



이승종 기자 hanar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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