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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리 부적격' 확인한 김용준 전 후보자의 해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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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 탈루 의혹 시인..."사퇴 이유로 충분"...두 아들 병역 의혹 해명도 불충분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1일 김용준 전 국무총리 후보자가 부동산 투기ㆍ두 아들의 병역 등 의혹에 대해 해명했다. 하지만 김 전 후보자의 해명 내용은 오히려 그의 의도와 달리 '일인지하 만인지상'의 자리인 대한민국 정부 국무총리 자리에 앉기에 부적격한 인물이라는 점을 스스로 인정한 셈이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그는 "나 뿐만이 아니라 자녀들의 가정까지 파탄되기 일보 직전"이라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는 특히 "(자신에 대한)평가는 그다지 나쁘지 아니하였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두 아들의 병역관계, 증여세 포탈 등에 대한 의혹이 제기되면서 도덕적으로 비난받아 마땅한 사람으로 급전직하했다"며 여러가지 의혹에 대해 조목조목 나름대로 해명을 늘어놨다.
김 전 후보자는 뒤늦은 해명에 대해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저를 제대로 검증하지도 아니한 채 지명했다는 쪽으로 비난이 확대되어 새정부를 구성해 출발하는 데 막대한 지장을 주고 있어서 해명해야 되겠다고 결심했다"고 이유를 밝히기도 했다.

그는 우선 서초동 소재 부동산 674㎡에 대해 증여세를 포탈한 의혹을 시인했다. 그는 "모친께서 종손들을 위해 매입자금을 주셨다"면서도 "부동산 등기부상 매매로 등재된 것으로 보아 증여세를 납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구입 당시 장남과 차남이 할머니로부터 증여받은 현금 각 200만원에 대한 증여세를 산출하면 장남 20만원, 차남 6만원으로 추정된다"며 "세무 전문가로 하여금 정확한 증여세액를 산출해 세무당국과 협의해 지금이라도 납부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와 관련 정치권에서는 "세금 포탈 하나만 갖고도 이미 총리직 수행 자격을 상실한 것"이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고의적이든 아니든 세금 납부를 하지 않은 사실이 확인된 사람이 최고의 준법성을 요구하는 총리 자리에 적합하지 않다는 것이다.
실제 박 당선인이 김 전 후보자의 낙마 이후 대안으로 거론되는 미국식 인사청문회 제도하에서도 이 정도의 사안이면 후보자가 사퇴하는 일이 비일비재 했다. 2008년 오바마 대통령이 보건복지부 장관으로 지명한 톰 대슐이 운전기사를 고용하면서 세금 신고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가 낙마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미국에서는 또 불법 체류자를 가정부로 고용했다가 낙마하거나, 술을 좋아하고 여자를 밝힌다는 이유로 인준을 거부당하는 등 철저한 개인적 인성ㆍ도덕성에 대한 사전 검증이 이뤄지고 있다.

김 전 후보자가 억울함을 호소한 두 아들의 병역 관련 해명도 의혹을 제대로 해소하지 못하고 있다. 김 전 후보자는 키 169cm, 몸무게 44kg으로 체중 미달로 면제 판정을 받은 장남의 병역 의혹에 대해 "원래 마른 체형인데다 대학 시절 고시 공부 등으로 인해 건강 상태가 좋지 않게 된 것이 원인"이라며 "일부에서 제기되는 고의 감량 의혹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제한 몸무게 45kg에 겨우 1kg 미달해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체중을 늘려 군대를 갈 수 있었던 점, 장남의 대학 동기들이 "그 정도로 마른 체형은 아니었으며, 체중을 줄여서 군대에 가지 않겠다고 말하는 것을 들었다"는 증언을 한 사실, 일반적인 경우 대학교 재학생 때 징병검사를 받아 군대를 가지만 김 후보자의 장남은 특이 사항 없이 연기를 반복하다 졸업 때가 되어서야 징병검사를 받았다는 점 등에서 여전히 '고의적인 병역 기피'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통풍으로 병역 면제를 받은 차남의 경우에도 88년 2급 현역 판정을 받았다가 6년 후인 94년 4월 통풍 진단을 받아 병무청에 재검을 요청, 결국 3개월 후 면제 판정을 받았는데 이에 대해 김 전 후보자는 "아들이 고등학교 재학시때부터 통풍을 알았지만 몰랐다가 1990년부터 병원에 입원해 정기 치료를 받는 등 지금도 약을 복용할 정도로 통증에 시달리고 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차남이 20세 때인 88년까지도 아무렇지도 않았고, 일반 사람이면 군대를 입대할 나이를 한참 지나쳐 대학원까지 다닌 후 어쩔 수 없이 군대를 가야할 나이인 26세때가 되어서야 통풍 진단을 받은 점, 아무리 선천성이라고 하더라도 20대때부터 통풍을 앓는 환자는 드물다는 점 때문에 김 전 후보자의 해명이 여전히 의혹을 완전히 해소했다고 볼 수 없다는 게 관련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에 대해 민주당 김현 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내어 "박 당선인의 밀봉인사에 대한 국민의 비판이 거세지자 박 당선인의 정치적 부담을 줄여주기 위한 포석으로 보이나 자신만의 일방적인 주장으로 의혹을 덮을 순 없다"며 "김 위원장은 '박 당선인이 나를 총리 후보로 지명하는 과정에서 검증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비난은 근거가 없다'고 밝혔는데 이는 손톱으로 하늘을 가리는 격"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언급할 가치를 느끼지 못할 일이기는 하나 국민들을 경악케 한 각종 의혹으로 김 위원장이 반박한다고 있던 일이 없어질리 만무하며 오히려 박 당선인의 1인 전횡으로 빚어진 참사만 부각될 뿐"이라며 "김용준 인수위원장이 소모적인 정치적 논란을 계속하는 모습도 새 정부 기틀을 마련해야 할 인수위원회를 위해서는 나쁜 일"이라고 꼬집었다.



김봉수 기자 bs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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