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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시삼십삼분, 울트라캡숑, 재미연구소..기발한 사명 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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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창업자들 톡튀는 네이밍 선호..인상적인 사명은 경쟁력 판단

[아시아경제 김철현 기자] 네시삼십삼분, 우아한형제들, 울트라캡숑, 재미연구소. 무슨 뜻인지 아리송한 이름에 고개가 갸웃거린다. 하지만 작명의 기발한 발상을 듣고 나면 탄성이 절로 터진다.

1일 인터넷ㆍ게임 업체의 기발한 사명들이 눈길을 끌고 있다. □□소프트, □□□게임, □□엔터테인먼트 등 흔한 이름은 더 이상 볼 수 없다. 젊은 창업자들이 판에 박힌 사명보다는 톡톡 튀는 네이밍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수많은 회사들이 창업에 도전하는 시장에서 기억에 남는 인상적인 사명은 경쟁력이 된다는 판단도 깔려 있다.
기발한 사명의 대표 주자는 권준모 전 넥슨 대표가 이끄는 네시삼십삼분이라는 모바일게임사다. 사명을 표시할 때도 '4:33'이라고 적는다. 도대체 4시 33분에 무슨 일이 있는 걸까? 네시삼십삼분은 사명에 대해서 설명하지 않고 느끼는 그대로 해석하면 된다고 한다. 업계 관계자는 "직장인들에게는 4시 33분은 점심 후 일을 하다 지치기 시작하는 시간이지만 밀린 업무에 퇴근을 생각하기도 힘든 때"라며 "잠시 쉬고 싶은 이 시간에 편하게 즐길 수 있는 게임을 만들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언제 어디서나 즐기는 게임을 욕심내기 보다는 하루 중 가장 애매한 시간에 찾을 수 있는 모바일 콘텐츠를 개발하겠다는 전략이 담겨 있는 셈이다.

네시삼십삼분, 울트라캡숑, 재미연구소..기발한 사명 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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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댄싱앤초비'라는 이름의 회사도 있다. 멸치젓과 유사한 앤초비조차 춤추게 만드는 게임을 만들겠다는 목표에서 만든 이름이다. 블루사이드 프로듀서와 아이덴티티게임즈 해외사업부장을 거친 이동원 대표가 지난 2011년 설립해 첫 모바일게임인 '팀몬스터'의 출시를 앞두고 있다. 장난스러운 사명과 달리 최근 국내 투자사인 DSC인베스트먼트와 프리미어파트너스에서 총 35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할 만큼 가능성을 인정받는다.

음식 배달 애플리케이션 배달의민족으로 최근 승승장구하는 우아한형제들은 형제 창업이라는 점에 착안해 사명을 결정했다. 네오위즈, NHN 등에서 디자인 관련 일을 하던 김봉진 대표는 친형인 김광수 이사와 의기투합, 지난 2011년 3월 우아한형제들을 설립했다. 하지만 '우아한'이라는 형용사에는 '우와~'라는 감탄사가 나올 수 있는 혁신적인 서비스를 만들겠다는 목표도 담겨 있다.
관계 기반 SNS를 만드는 울트라캡숑은 말 그대로 기술력에 대한 자신감으로 회사의 이름을 결정한 경우다. "우리 기술이 울트라캡숑", "우리가 만든 서비스가 울트라캡숑". 이런 생각에서 사명을 지었다. 개발자들의 장난기가 섞인 이름이지만 쉽게 기억할 수 있어 시장에서 반응이 좋다는 것이 회사 관계자의 설명이다.

'트레인시티'라는 게임으로 잘 알려진 라이포인터랙티브는 최근 사명을 '로켓오즈'로 바꿨다. 기존 사명이 너무 어려워 불편함이 많았기 때문이다. 로켓오즈는 현대 기술의 총아인 로켓과 동화 속 이상한 나라인 오즈를 결합시켰다. 회사 관계자는 "첨단 기술을 통해 환상적인 재미를 제공하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독특하지만 직관적으로 의도를 파악할 수 있는 사명도 있다. 재미연구소는 재미있는 게임을 만드는 회사가 되자는 조윤성 대표와 직원들의 목표를 나타낸 것이다. 공게임즈는 '게임즈'가 붙어 게임 개발사라는 것은 알 수 있는데 '공'의 의미에 관심이 쏠린다. 알고 보니 공상두 대표의 성을 따서 사명을 지었다. 야구 게임 '이사만루'를 개발한 이 회사는 공으로 하는 게임을 대표작으로 만들겠다는 의미도 사명에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젊은 개발자들의 성향이 그럴듯한 사명을 고민하는 것보다는 쉽게 기억하고 부르기 쉬운 것을 선택하고 있다"며 "이 같은 트렌드는 디지털 시대에 콘텐츠뿐만 아니라 사명을 비롯한 기업 문화 등에서도 창의성과 자율성이 중시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김철현 기자 k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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