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 인생론에 무엇이 더 필요하리. 가만히 개 한 마리가 되어 쭈그리고 앉아 알아듣지 못할 말까지를 경청하는 게 옳으리라. 저 말들은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한다는 훈계를 하려는 게 아니라, 수고하고 견뎌온 인간의 살이에 대한 은은한 힐링의 언어들이다. 귀 담아 들어도 좋겠지만 흘려들어도 상관없다. 생각이 생각을 들볶아 생각의 멱살을 잡고 흔드는, 그 악력에 들인 핏대를 조금 누그러뜨릴 수 있으면 그만이다. 개 귀에 경읽기일지라도, 개들도 숨소리로 전해오는 그 평화와 선의를 다 듣고 읽어낼 것이다.
빈섬 이상국 편집부장ㆍ시인 isom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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