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박기춘 원내대표는 취임 한달을 맞아 27일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이한구 원내대표를 겨냥해 "제가 부족한 탓이겠지만 저는 한 달 동안 한 번도 전화를 받은 적이 없다"며 "어떤 협상의 제안도 받지 못했고 어떤 설득도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인사시스템을 통해서 걸러야할 문제를 바로 국민 앞에 내놓은 것은 역시 '밀봉'과 '깜깜이인사'에서 시작된 것이고, 그것은 결국 소통의 부재로 이어질 것"이라며 "이것이 변하지 않으면 여야관계나 국회는 원만해질 수 없다. 정권출발의 선상에서 여러 가지로 걱정스럽지만 협상 파트너로 이런 말씀을 드리지 않을 수 없어 마음 아프다"고 말했다.
우원식 원내수석부대표는 민주당이 쌍용차 해결문제를 위해 여야 노사정 2+3협의체 구성을 제안한 것과 관련, 새누리당의 국정조사 입장선회를 비판했다. 그는 "이한구 원내대표가 국정조사를 거부했고 그로 인해 1월 국회가 파행했다"면서 "환노위 일부의원들을 제외하고 국정조사를 약속했던 새누리당의 책임 있는 분들이 묵묵부답이다. 있을 수 없는 일이다"고 지적했다. 그는 "새누리당의 행태를 두고 화장실 갈 때 나올 때 다르다고 말할 수밖에 없다"고 따졌다.
우 수석부대표는 이어 "이한구 원내대표는 정말로 제2의 명박산성"이라며 "이동흡 헌재소장 후보자 청문회 때 인격살인, 도살장, 보고서 채택 안 된 것도 헛소문에 의한 피해자라고 말하며 지켰고 쌍용차 국정조사에 대해서도 저렇게 새누리당 스스로 약속한 것을 그 진전을 가로막고 국회 개원조차 막았다"고 말했다.
이언주 원내대변인은 현안 브리핑에서 박근혜 당선인이 이한구 원내대표를 단장으로 한 정책협의단을 미국에 파견하기로 결정한 것을 두고 "새 정부가 출범을 앞두고 있는 이 중요한 시기에, 산적해 있는 현안들을 던지고 무책임하게 미국으로 가겠다는 것은 말이 안 되는 소리"라고 지적했다.
이 원내대변인은 "이 원내대표는 그 동안 야당과 항상 일방적, 고압적인 자세로 대화가 아닌 통보를 해왔다"면서 "일방적인 약속파기는 기본이고, 언론을 악용해 국회가 열리지 않는 원인을 민주당에게 돌리는 등 무책임한 언행으로 여야의 합의를 막은 장본인"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게다가 대다수의 국민이 반대하는 이동흡 헌재소장 후보자에 대해서도 '억울한 희생양'이라는 얼토당토않은 이유로 옹호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원내대변인은 "새 정부의 정책협의를 위한 미국행은 당연한 것이고, 잘 되길 바란다. 그러나 우리 국회도 조속히 정상화 되어야 한다"면서 "이한구 원내대표는 출국 전 정상적인 의사진행을 방해한 것에 대해 사과하고, 민주당과 약속했던 사안들에 대해 협의하여 국회가 정상적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진보정의당 박원석 원내대변인은 25일 브리핑에서 "국회는 현재 이동흡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와 쌍용차 국정조사 문제로 정상적인 의사일정을 전혀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이러한 국회 파행의 책임은 전적으로 이한구 원내대표에게 있다"고 강조했다.
박 원내대변인은 "국민과 야당은 물론 같은 당 의원들로부터도 반발을 사고 있는 이한구 원내대표가 박근혜 당선인 특사로 조만간 미국에 파견될 예정이라 한다"며 "이한구 원내대표는 출국에 앞서 정상적인 의사일정을 방해하고 국회를 파행으로 몰고 간 책임을 반드시 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한구 원내대표가 이동흡 후보자 옹호를 즉각 철회하고, 쌍용차 국정조사가 2월 임시국회에서 실시될 수 있도록 하루 빨리 전향적 입장을 밝힐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이경호 기자 gung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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