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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나톡톡]"우리 딸, 촌지 줘서 성공하면 집을 팔아서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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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초희 기자]일요일 오전 6시면 서로 얘기하지 않아도 목욕탕으로 모여드는 동네 이웃간 주부들의 얘기가 한창이다. 오늘은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자녀를 둔 동네 신참 주부와 학부모 선배(?)들의 초등학교 교사에게 촌지를 줘야할 지에 대한 얘기다.

"올해 첫 애가 초등학교 입학하는데 솔직히 걱정이에요. 요즘 대놓고 달라는 교사들도 많다는데.." 학부모 초보인 향기 엄마의 걱정어린 토로에 첫 애가 중학교 3학년인 성지 엄마가 훈수를 둔다.
"안돼. 1학년때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6년이 달려있어. 1학년 때 주면 6년 내내 줘야 돼. 선생님들끼리도 그런 정보공유를 하기 때문에 '누구누구 엄마는 이래저래 주더라'라는 말이 돌면 아예 대놓고 달라는 교사도 있어요. 내가 그랬다니까."

역시 중학생 자녀를 둔 현수 엄마도 맞장구를 친다. "요즘 젊은 교사들은 그렇지 않은데 나이 좀 지긋하신 분들 중 그런 교사가 있더라고요. 저도 우리 애 1학년 때 조금이라도 해주면 좋을까 싶어 했는데 지금 생각하면 굳이 그럴 필요가 있었나 싶어요. 초등학생인데.."

"그러니까. 초등학생때는 변별력이 없어요. 그냥 6년 잘 넘기고 중학생때부터 자기 실력에 따라 바뀌는 것이기 때문에 너무 그런 것에 얽매일 필요가 없다니까."
옆에서 듣고 있던 나이 지긋한 성표 엄마도 한마디 한다. "우리 아이, 촌지줘서 성공할꺼 같았으면 내가 집을 팔아서라도 해줬지. 그런데 지금 봐봐. 촌지로 뒷바라진 한 애들 중 잘된애가 얼마나 있겠어. 우리 첫애 때도 그런 부모 하나 있었는데 지금보면 솔직히 우리 아들보다 못한 걸."

집에서 직접 만들어왔다는 식혜를 나눠주던 현아엄마도 자신의 경험담을 얘기한다. "우리 애 초등학교 6학년때 담임은 아예 대놓고 얘기를 하더라고. 요즘에는 봉사로 점수를 매기기도 하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있다. 선생님도 인간인지라 어쩔수 없는 부분도 있다고. 맞는 말이지 뭐. 그래도 우리 애 중·고등학교 때 상장만 수두룩히 받아 왔어. 중학교때 부터가 지실력으로 결정되는 거지 초등학교때는 아무것도 아니야."

학부모 선배들의 얘기를 한참 듣던 향기 엄마는 "하긴 없는 살림에 학원이다 뭐다 보낼 것도 많은데 봉사활동 이런 것만 잘하면 되지 않나 싶기도 하고..걱정은 걱정인데 어떻게 잘 해봐야죠."라며 한숨을 내쉰다.

"아이고, 향기 엄마, 이건 아무것도 아니야. 이제부터 자기도 고생 시작이야." 라는 성표엄마 말에 현아엄마도 땀을 닦으며 한마디 건넨다. "잘 해바. 교사만 잘만나도 1년이 편해. 요즘 훌륭한 교사들도 많이 있으니까.."



이초희 기자 cho77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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