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충훈 기자] 대선 기간 동안 후보들에 대한 온갖 흑색선전이 난무한다. 오해를 살만한 사진이 정확한 정황 설명 없이 인터넷에 전파되거나, 사치를 좋아한다며 후보 비방에 열을 올리는 것. 정치와 흑색선전은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다. 일부 루머는 사실로 확인돼 정치가들의 차후 행보에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황당한 외국의 정치인 흑색선전 사례 몇가지를 소개한다.
미국에선 정치인의 성정체성에 대한 루머가 종종 제기된다. 기독교 신자와 다수의 보수적인 유권자들이 꺼려하기 때문에 정치인들은 게이 루머에 민감하다. 지난 6월 허핑턴포스트 게이보이스 코너가 소개한 '게이 스캔들-정치인 25명의 성 정체성'이라는 기사에는 게이설에 휘말린 미국 정치인들이 소개됐다.
소문은 때때로 사실로 드러나기도 한다. 1980년 미시시피 하원의원 재선유세에 나섰던 존 힌슨은 4년전인 1976년 잠복경찰에 의해 이오지마 전쟁 기념관에서 체포된 적이 있음을 고백했다. 하지만 그는 이 사건이 동성연애와 관련된 사건임은 철저히 감춘 채 단순히 음주로 인한 사고였다고 해명했었다. 이후 그는 곧 의원 관사에서 10년 연하의 남성 도서관 직원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었음이 드러났다. 그는 순순히 게이임을 인정했고 이후 에이즈(AIDS) 예방 캠페인 등 동성애자를 위한 사회활동에 투신했다.
최고 지도자 선임과정이 비공개적으로 진행되는 중국의 경우 고위 정치인에 대한 루머가 끊이지 않는다. 언론도 '아님 말고' 식의 보도로 일관할 때가 잦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공산당 신임 총서기 역시 지난 9월초 끊임없는 루머에 시달렸다. 9월 5일 시진핑 총서기는 축구나 수영을 하다가 등에 부상을 입었다는 소문이 돌았다.
호기심 많은 네티즌이 이와 같은 루머들을 가만히 둘 리 없다. 미국에서는 정치인의 루머를 해명하기 위한 전문 사이트가 오래전부터 활동해왔다. 팩트체커닷오아르지, 스놉스닷컴 등이 대표적인 진상조사 사이트이다. 스놉스 닷컴에는 지난달 미국 대통령에 재선된 버락 오바마와 관련된 199개의 루머가 소개돼 있다.
오바마는 "일리노이주 상원의원 시절 극성 이슬람신자였다", "집무실에 코란을 둔다" 등의 루머는 그가 기독교를 믿는다는 뉴스가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한때 미국인 5명중 1명이 진실로 알고 있을 만큼 파급력이 컸다. 아버지가 케냐 출신인 오바마는 케냐 정치와 연루돼 있다는 설, 케냐에서 출생했다는 설 등 피부색으로 인한 오해도 많이 받았다.
특히 '오바마의 50가지 거짓말' 등 이메일을 통한 루머 전파가 2008년과 올해 두차례의 미국 대선 선거 기간동안 끊임없이 기승을 부렸다. 한편 오바마가 국가 연주 중 가슴을 손에 얹는 경례를 하지 않았다는 등의 일부 루머는 영상 기록을 통해 '사실'로 밝혀지기도 했다.
박충훈 기자 parkjov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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