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오후 1시50분쯤 서울 서초동 특별검사팀 사무실로 출석한 김 전 기획관은 4일 자정이 조금 넘은 0시 25분쯤 집으로 돌아갔다.
취재진이 '조사 전에는 수수료를 줬다고 말했는데 대납했다는 뜻 아닌가'라고 묻자 "아니다. 이유는 나중에…"라고 짧게 말했다. 김 전 기획관은 취재진들의 다른 질문에는 답하지 않은 채 준비 중이던 차량을 타고 귀가했다.
앞서 김 전 기획관은 특검 조사를 받으러 사무실로 들어가는 길에 취재진이 시형 씨의 수수료를 내줬는지 여부를 묻는 질문에 "내줬지 그냥"이라고 답해 수수료 대납 사실을 시인했다.
김 전 기획관 보다 하루 앞서 조사 받은 김인종(67) 전 청와대 경호처장은 시형 씨의 부동산 중개수수료 대납 여부에 대해 "그건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김 전 기획관은 내곡동 사저 부지 매입 전반을 지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검팀은 지난달 21일 수감 중인 김 전 행정관에 대한 구치소 방문조사에서 "김백준 총무기획관에게 보고하고 지시를 받아 시형씨가 빌린 부지 매입자금을 집행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바 있다.
한편 특검 수사는 30일의 마감시한인 이번달 14일까지 약 열흘을 남겨뒀다. 다음 주초에는 영부인 김윤옥 여사에 대한 조사 여부와 조사방식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특검팀은 김 전 기획관 조사를 끝으로 이 사건에 관련된 주요 피의자 및 참고인에 대한 조사를 사실상 마쳤다. 남은 기간동안 특검팀은 조사 내용과 자료 분석 결과 등을 정리하며, 수사 방향을 정할 것으로 보인다.
특검법에 따르면 수사기간은 30일로 특검팀의 요청에 따라 대통령이 승인하면 15일간 더 연장할 수 있다. 그러나 특검팀은 남은 기간동안 최대한 수사를 마칠 수 있도록 한다는 입장이다. 다만 특검팀은 수사기간 연장여부를 아직 결정하지 않아 변수는 남아있다.
지선호 기자 like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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