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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과학계 '노벨상 시즌'…착잡·침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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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매년 '노벨상 시즌'만 찾아오면 우리나라 과학계는 착잡하고 침울하다. 지난 8일 노벨생리의학상, 9일 노벨물리학상, 10일 노벨화학상을 끝으로 '노벨과학상'이 모두 발표됐다. 전 세계 과학인의 시선이 집중되는 시기이다. 올해는 특히 줄기세포 연구로 노벨생리의학상에 경쟁국인 일본 학자가 수상해 우리나라와 비교됐다.

한국물리학회는 4년 전 학회 내에 '노벨특별위원회'를 만들었다. 과학 분야 노벨 수상자를 만들기 위한 고육지책이었다. 현실은 노벨과학상과 한참 떨어져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한국물리학회 이긍원 총무이사는 "일본의 기초과학 역사는 140년이고 우리나라는 1945년 해방 이후부터 시작됐다"며 "일본에 100년이나 뒤처진 현실"이라고 말했다. 일본과 비교하는 것 자체가 무의미하다는 지적이다. 일본과 비교하기 전에 국내의 열악한 환경부터 살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 이사는 "경제적 지원과 인적 풀이 갖춰져 있어야 한다"며 "정부의 기초과학에 대한 인식 부족은 여전해 침울하다"고 말했다. 미국과 유럽은 기초연구에 67%, 응용연구에 33% 비율로 과학연구를 진행한다. 응용연구는 정부가 나서지 않고 민간이 주도적으로 한다. 정부 차원에서는 기초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반대다. 우리나라는 기초연구 30%, 응용연구 70%로 과학정책을 이끈다. 응용연구도 민간 중심이 아니라 정부가 적극 개입한다.

이런 상황에서 노벨과학상을 꿈꾼다는 게 어불성설이라는 지적이다. 과학기술정책연구원 민철구 선임연구위원은 "며칠 전 발표된 노벨생리의학상에 일본인 과학자가 포함됐고 일본의 19번째 수상자라는 설명을 들으면서 착잡했다"며 "기초과학은 모든 과학기술의 기본적 원리를 추구하는 '원초적' 과학으로 개인의 창의적 업적을 추구하는 학문이며 과학자의 열정, 정책지원, 사회적 환경 등 3가지가 바로 기초과학이 융성하는 조건"이라고 말했다.

민 위원은 국가차원에서 기초과학에 대한 지원 당위성은 인식되고 있지만 지원금이 속속 줄어들고 있는 현상을 보면 안타깝다고 말했다. 과학기술자의 보상과 미래가 불안정하다는 사회적 환경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2012 노벨화학상을 받은 레프코위츠 연구팀에 속해 있는 안승걸 박사는 "(레프코위츠 박사는)40년 동안 한 분야만 연구한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한국물리학회 이긍원 이사는 "우리나라 과학자들은 2~3년 마다 5000만 원의 연구지원금을 타기 위해 교과부에 신청서를 써야 하는 존재"라고 꼬집었다.


정종오 기자 ikoki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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