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물리학회는 4년 전 학회 내에 '노벨특별위원회'를 만들었다. 과학 분야 노벨 수상자를 만들기 위한 고육지책이었다. 현실은 노벨과학상과 한참 떨어져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한국물리학회 이긍원 총무이사는 "일본의 기초과학 역사는 140년이고 우리나라는 1945년 해방 이후부터 시작됐다"며 "일본에 100년이나 뒤처진 현실"이라고 말했다. 일본과 비교하는 것 자체가 무의미하다는 지적이다. 일본과 비교하기 전에 국내의 열악한 환경부터 살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런 상황에서 노벨과학상을 꿈꾼다는 게 어불성설이라는 지적이다. 과학기술정책연구원 민철구 선임연구위원은 "며칠 전 발표된 노벨생리의학상에 일본인 과학자가 포함됐고 일본의 19번째 수상자라는 설명을 들으면서 착잡했다"며 "기초과학은 모든 과학기술의 기본적 원리를 추구하는 '원초적' 과학으로 개인의 창의적 업적을 추구하는 학문이며 과학자의 열정, 정책지원, 사회적 환경 등 3가지가 바로 기초과학이 융성하는 조건"이라고 말했다.
민 위원은 국가차원에서 기초과학에 대한 지원 당위성은 인식되고 있지만 지원금이 속속 줄어들고 있는 현상을 보면 안타깝다고 말했다. 과학기술자의 보상과 미래가 불안정하다는 사회적 환경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2012 노벨화학상을 받은 레프코위츠 연구팀에 속해 있는 안승걸 박사는 "(레프코위츠 박사는)40년 동안 한 분야만 연구한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한국물리학회 이긍원 이사는 "우리나라 과학자들은 2~3년 마다 5000만 원의 연구지원금을 타기 위해 교과부에 신청서를 써야 하는 존재"라고 꼬집었다.
정종오 기자 ikoki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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